대덕밸리 1주년 토론회서 4명의 토론자 열띤 토론

25일 대덕롯데호텔에서 열린 '대덕밸리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미 스탠포드대 토바기 교수와 실리콘밸리 IT포럼의 황규빈 고문(텔레비디오회장)의 주제 발표에 이어 대덕밸리 1주년을 돌아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진옥경제과학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하명환 실리콘밸리 한인 IT 포럼 회장을 비롯 이광형 KAIST교수, 조성연 인터시스 기획이사,이석봉 대덕넷 대표 등이 나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다음은 대덕밸리 심포지움 토론의 주요내용 하명환 실리콘밸리 한인IT포럼 회장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덕밸리에 와 봤지만 Hellodd e-clips를 통해 매일 대덕밸리 뉴스를 접하고 있다.

그런데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한국의 언론을 보면 세계 최초, 최고의 기술이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는데 미국에서는 그런 제품을 본 적이 없다. 왜 그런지 분석해봤다. 원인은 '가공하지 않은 원석'이라는 점이다. 원석을 소비자가 원하는 보석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원석을 가공하기 위해서는 CEO의 노력도 있어야 하겠지만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수요자가 원하는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어져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기술개발만 하면 물건이 팔릴 것이라는 엔지니어 마인드에서 찾을 수 있다. 기술만 가지고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기술이 있으면 반드시 마케팅이 따라줘야 한다. 마케팅에는 개발보다 돈이 수십배 더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마케팅을 위해서는 현지사정을 잘 알아야 가능하다. 미국에서 1백여개 기업이나 나스닥에 진출시킨 이스라엘의 기업들이 현지인을 마케팅요원으로 쓰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국기업의 가장 커다란 취약점이 마케팅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이광형 카이스트 교수

학생들의 창업동기를 유발시켜 '아이디스', '인젠', '해커스랩' 등을 창업시켰다. 대덕밸리에서 카이스트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스탠포드대학을 모델로 20여개의 연구센터를 비롯해 사이버카이스트를 통한 원격강의도 갖췄다. 또 정문술 전 미래산업 사장의 기부금으로 바이오엔지니어링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대덕밸리의 아쉬움이 있다면 국제화 환경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매주 외국에서 2-3팀의 손님이 오는데 카이스트 위치를 설명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기까지 고생이 심하다. 즉 외국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밖에 법률, 회계 등의 인프라도 절실히 요구된다. 조성연 인터시스 기획이사

연구단지에 성장의 밑거름이 있어 대덕밸리가 급성장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먼저 대덕밸리의 실체를 기업, 연구소, 학교 등의 물리적인 주체에 둘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것에 둬야 할 것이다. 또 대부분의 정책이나 지원책이 총론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각론화시킬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상품화할 수 있는 노하우가 없다는데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실리콘밸리의 노하우를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벤처들만으로는 이런 노하우를 얻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벤처기업과 대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마케팅 및 경영·품질관리능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안을 하나 하겠다. 정부가 주도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에 입찰할 때 벤처기업이 꼭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것은 어떤가. 정부정책자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석봉 대덕넷 대표

대덕밸리 주간을 맞이해 흥미있는 일들이 몇 가지 일어나고 있다. 오전에 벤처기술연합이 오픈했다. 이 오픈식장에 기계연원장, 표준연원장 등 과학자들이 대거 참석해 기업인들을 축하해주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런 점이 바로 대덕밸리만이 갖는 강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10월 중순께는 큰 낭보가 들어올 것 같다. 대덕밸리의 한 벤처기업이 외국에 기술을 팔고 러닝로열티를 받게 될 것 같다. 이게 바로 대덕밸리의 전형적인 기업 모습이다. 하지만 이 기간이 5년 8개월이나 걸렸다. 전문적인 지원기관이 없다보니 결국 스스로 깨우치며 해 나가느라 이처럼 오랜 기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점차 짧아지고 가능성은 이에 비례해 점차 커져 나갈 것이다. 대덕밸리의 한계점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문화된 서비스기관의 부재, 과학자 자부심 저하 및 연구소의 이탈현상 등 대덕연구단지의 비활성화, 연구소 간의 연계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카이스트도 이 지역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간단한 일례로 카이스트 출신 기업인 '해커스랩', '인젠', '아이디스' 등이 모두 서울로 떠났다. 대덕밸리 전체를 봐가며 카이스트가 역할을 해야 함에도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기업이 가져야 하는 자금, 정보, 인력, 시장, 기술 등 중에서 2가지는 확실히 대덕밸리가 갖고 있다. 인력과 기술이 그것이다. 실리콘밸리도 이 두 가지를 갖고 있어 뉴욕의 돈이 찾아왔다. 이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덕밸리에 '돈'은 올 것이다. 이 쪽에서 만들어나갈 수 있는 변수는 오로지 네트워크 뿐이다. 때문에 카이스트나 충남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카이스트 출신의 벤처기업이 많지만 정작 카이스트와 카이스트 출신 벤처기업과의 연계는 없다. 네트워크에 주력할 시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교수 좋은 말씀 잘 들었다. 자인(自認)한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지역 네트워크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이에 덧붙여 대전시에 한 가지 부탁을 한다.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 등이 필요하다. 연구단지 근방에 이와 같은 시설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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