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중심 지역 특성화 활발…한국 사회 기반 강화 '한 몫'

민감한 귀, 예민한 코, 날쌘 몸놀림,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끈질김, 끊임없는 호기심….


병술년 개 해를 맞아 이야기되는 개의 좋은 점들입니다.

올 한 해 대덕넷 독자분들께도 이러한 개의 특성들이 참조돼 복된 한 해,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연말에 지방을 다녀왔습니다. 경남 진주와 창원, 전남 장성 등.

대전이 좋은 이유는 이곳들이 차로 다 두, 세 시간 거리라는 점입니다.

이곳들을 둘러 본 소감은 지방이 과거의 패배감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특성을 찾아가며 성공 모델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지방마다의 활로는 한국 사회의 건강성으로 바로 연결될 것입니다.

진주는 농업을 선진국형으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남농업기술원(원장 김재호)이 중심이 돼 벤처 농업을 활성화시키고 있습니다.

딸기를 하나하나 포장을 해 사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한겨울에 여름 맛도 느끼게 하는 '즐거울 락 딸기'를 비롯해, 도라지를 21년이나 키워 산삼보다 좋다는 효능을 주는 장생도라지, 김치에 명란을 집어넣어 보통 김치의 3배 값을 받는 풍년 김치, 대나무 숯을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는 보림 산업 등등은 기존의 농업 개념을 바꾸는 사례입니다.

이분들은 '선진국의 완성은 농업'이라는 신념으로 떼법에 의해 예산을 더 받는 기존의 농촌문화를 탈피해 경영감각을 갖고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데 온 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창원은 한국 기계 산업의 메카입니다.

기계 산업이 무역 적자의 주범이라는 애물단지에서 벗어나 흑자 대열에 동참하며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몇 단계 점프시키는 보물단지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창원은 그 중심지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창원혁신클러스터 추진단(단장 이상천)이 주축이 돼 가동되고 있는 클러스터 사업이 그것입니다. 지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묶어주며 지역에 기반을 둔 지장산업으로 기계 산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그동안 주종관계로도 비유되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상생 관계로 바뀌며 지역 산업의 새로운 모델로 될 것이란 예감을 갖게 했습니다.

전남 장성의 경우도 특기할 만 합니다. 군 전체에는 '세계로, 미래로 장성'이라는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었습니다.
 

▲세심원 방장이 과객들에게 전하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2006 HelloDD.com
이곳에는 세심원이라는 독특한 집이 있습니다. 일상 생활을 벗어나 고독을 맛보고 재충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놓은 집입니다.

공무원 생활 30년을 했으나 비교적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나이인 52세에 정년 퇴임을 한 변동해란 분이 방장(方丈)격입니다.

이 분의 말씀이 재미있습니다.

"집을 만들기 위해 19년전에 계획을 세웠고, 땅을 구입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을 끝내고 12년전부터 공사에 들어가 7년전에 문을 열었다.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려 2005년 철밥통 공무원직을 그만두었다."

이 분의 앞으로의 계획은 휴심원과 산실청이란 새로운 형태의 마음 공간입니다.
 

▲폭설로 먹을 것이 없는 조류를 위해 세심원 뜨락에 뿌려진 곡물이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2006 HelloDD.com
세심원이 잠깐 거쳐가며 마음을 닦는 곳이었다면 휴심원은 머물며 쉬면서 재충전을 하는 곳이고, 산실청은 깨끗한 마음으로 아이를 잉태하는 공간입니다.

사람을 만나러, 강연을 하러, 신년 구상을 하러 지방을 돌아다니며 느끼는 것은 이제 지방 곳곳에서 한국 사회를 활성화시킬 희망의 싹이 하나 둘 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1백년이 넘는 중앙 집권 정책에 의해 지방은 일방적 희생물이었습니다.

사람이, 자원이, 여력이 중앙으로 거의 수탈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한국 사회 전체의 여유가 생기기도 하며, 참여정부의 지방 중시 정책이 실시되기도 하며, 지방민 스스로의 자각이 곁들여지며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지방의 자생력에 중앙의 지원이 보태지며 한국 경제 전체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자는 새로운 흐름의 하나입니다.

얼마전 대전에 살다가 직장 문제로 서울로 이사간 지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대전에서 사는게 행복입니다. 떠나보면, 서울 가보면 절실히 깨닫습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지방에서 일어나는 한국 사회 희망의 싹 가운데 대표주자라 할 수 있습니다.

인재가 있고,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도 갖춰졌습니다.
 

▲지방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2006 HelloDD.com
특구 본부가 발족된지 올해로 두 해째입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특구의 모습을 갖춰가며, 한국 사회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특구 본부 사람들을 비롯해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새 역사를 창조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움직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날카로운 후각과 청각을 바탕으로 날쌔게 움직여 대덕특구가 한국 사회에 희망을 주는 2006년을 마음속에 그려봅니다.

올 한 해 독자분들 모두께 복된 나날이 이어져 항상 크게 웃으시고, 맑은 표정으로 지내시며 연말에 크게 웃으실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덕넷 이석봉 기자> factfind@HelloDD.com      트위터 : @hellodd1>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