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으로 돌아가 '별 헤는 밤'...살기 좋은 동네 만들자

"연구하고 논문 쓰느라 바빠요." 지난 5월 천문연구원장에서 연구위원으로 돌아간 조세형(53) 박사. 그는 3년간의 원장 생활을 마치고 난 후 요즘 '本業'에 충실하고 있다. 천문연 그의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양복을 벗어버리고 점퍼 차림을 하고 있어 편안해 보이면서도 연구원으로써 충실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지난 2002년 원장이 되기 전까지 하던 일이었고, 이제 원장을 그만 뒀으니 다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원 신분이니까 당연한 거죠." 조 박사는 전파천문연구부 KVN사업본부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국내의 전파천문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별의 초기, 후기 진화단계에서 일어나는 '메이저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메이저는 물리학에서 유도방출에 의한 마이크로파 영역의 전자기파를 발진·증폭의 준말이다. 별에서 유출하는 가스에서 대량의 분자가 만들어지고 별로부터의 강한 자외선과 적외선이 이들 분자를 들뜨게 해 에너지준위 분포에 이상을 일으켜 메이저효과를 낸다.

별의 생성과 소멸은 비슷하지만, 메이저현상을 통해 다른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올해 안으로 미국 천체물리학회지에 연구논문으로 제출할 계획이다.

또 하나는 그가 몸을 담고 있는 KVN사업본부에서 추진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n VLBI Network) 건설사업이다. 국가 프로젝트로 2001년부터 7개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시설을 초미세 우주구조연구 및 한반도 지각운동 연구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장비로 국내 3개 지역에 초정밀 전파망원경을 건설하고 VLBI(초장거리 전파간섭계) 수신시스템을 개발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조 박사는 "우주현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요. 물론 당장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연현상의 원리에 대해 연구하고 주목하고 있듯이 우주연구도 우리가 발전하는데 꼭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천문 우주분야에 필요한 연구가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하듯 연구원도 중장기적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한 평생 열정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기 전략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조 박사는 후배 연구원들이 목표한 바를 성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전략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국내에서만 결과를 내려고 하지 말고 세계의 선진 기술을 주시하면서 단계별로 성취해 나갈 수 있도록 변화에 민감해야 할 것"을 말했다.

어느덧 20년째 대덕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출범으로 대덕이 더 살기 좋은 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전과 비교하면 서울과 대전의 격차도 많이 좁아졌어요. 앞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일하지는 못하겠지만, 대덕특구가 발전하는데 저도 한몫 거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세형 박사 Profile
학력
▲1975 서울대학교 천문학
▲1977 서울대학교 대학원 천문학
▲1985 일본 도쿄대학교 대학원 천문학

경력
▲1985~1986 천문대 전파과측연구실 실장
▲1986~1988 천문우주과학연구소 대덕전파천문대 부장
▲1988~1989 천문우주과학연구소 소장직대
▲1992~1993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설 천문대 관측천문연구부 부장
▲1995~1999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설 천문대 대덕전파천문대장
▲2000~2002/05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부장
▲2002/05~2005/05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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