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줄기세포 11개 모두 만들었다"...노 이사장 "황 교수, 책임전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진위 논쟁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 간의 진실게임으로 비화되고 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11개는 분명히 만들어 졌으나, 누군가의 잘못으로 줄기세포가 뒤바뀌었다"라고 주장했고, 노 이사장은 "황 교수의 주장이 거짓이며 본인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분명한 것은 황 교수가 사진중복 게재와 줄기세포 수 논란, DNA지문 등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줄기세포의 실체적 존재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단 황 교수는 이번 진실공방 파문 여파로 인해 논문을 자진 철회하는 것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차후 조사결과에 따라 황 교수는 연구자로서의 권위가 치명적으로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대립은 10여일 후경 서울대와 미즈메디가 모두 보유하고 있는 2번, 3번 줄기세포를 해동, 검증에 나설 경우 진위 여부가 분명하게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 줄기세포는 존재하나?

황 교수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줄기세포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11개 줄기세포 모두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와 미즈메디 연구원 6명이 매일 아침 현미경과 모니터를 통해 공동 확인했으며, 당시 연구노트와 현미경 사진이 확보돼 있어 충분히 검증이 가능하다는 것.

황 교수는 "줄기세포 수립과정에서 연구팀 6명이 공동 참여와 확인을 통해 단 1%의 의구심도 갖지 않고 확신한다"면서 "자체 검토 결과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체세포를 제공한 환자의 성별과 바뀌어진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의 성별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폭탄 선언을 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로부터 줄기세포가 없다는 말을 들었으며,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말도 김선종 연구원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줄기세포 2번, 3번을 해동해서 DNA지문 분석을 하면 진위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줄기세포, 부풀렸나?

노 이사장은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은 완전히 허위이며 실험결과도 대부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줄기세포 배양의 핵심연구원인 김선종 연구원에게 사진 조작을 황 교수와 강선근 교수가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 황 교수는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사진을 찍는 노하우가 많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어 가장 좋은 것을 고르자고 했는데 이것을 조작 지시로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줄기세포 사진 조작 의혹 등 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심각한 실수를 범했다"고 시인하며 "사이언스 측에 논문 취소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줄기세포 수와 관련해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 부풀리기 의혹은 거의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다.

황 교수의 말을 인정할 경우 최대 8개의 줄기세포를 11개로 늘리다보니 중복 사진이 발생했다는 관측은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황 교수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속의 줄기세포 11개 중 9개는 가짜가 확실하며 2, 3번 줄기세포의 진위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황 교수는 "지난 1월 9일 줄기세포 실험실로 이용중이던 학교 가건물에서 곰팡이에 의한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해 줄기세포 6개가 죽게 됐다"며 "그러나 이후 배아줄기세포 6개를 더 수립했으며 논문 게재 후 3개를 추가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를 입증하더라도 논문에 결정적 오류를 범했다는 비판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재검증을 위한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8일 황 교수팀의 연구실과 실험실을 통제한 채 황 교수를 직접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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