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부총장으로 변신..."'OPEN'이 제 전략이죠"

"나이가 먹을수록 편하게 살아야 하는데, 저는 어찌된 일인지 점점 어려운 조직에 몸을 담게 되네요." 양규환(61) 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 부총장으로 변신했다. 생명연구원장을 맡기 전 식약청장을 역임했던 그는 “식약청 자리가 제일 편했던 것 같다. 그 다음이 생명연구원장 자리였고, 대학 부총장 자리는 제일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조직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일사분란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출연연구소는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일을 추진하는데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대학에서는 모든 교수가 총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리더의 자리는 만만치 않다는 것. 이런 양 박사가 마음의 부담을 느끼면서도 대학으로 가는 이유는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가 신설조직이기 때문이란다. "새 조직이기 때문에 제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추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를 키우는데 한번 올인할 생각입니다." 본래 그는 퇴임 후 KAIST(한국과학기술원)로 돌아가 후학양성에 전념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한남대측에서 양 박사에게 부총장 자리를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한남대에서도 외부인사를 부총장으로 영입한 사례는 없었지만, 양 박사의 리더십과 추진력, 대외협상능력을 높게 평가했던 것이다. 양 박사는 "KAIST 교수직은 잠시 휴직했습니다. 한남대 대덕밸리캠퍼스를 잘 만들고 돌아가도 늦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전민동 대덕밸리캠퍼스에 부총장 집무실을 마련하고 11월부터 업무에 들어간 양 박사는 대덕밸리캠퍼스를 바이오와 나노기술 중심의 특성화 캠퍼스로 육성할 방침이다.

특히 대학측은 IT와 BT 연구를 활성화하여 대덕밸리 캠퍼스를 교육과 연구와 생산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산·학 협력 클러스터링 캠퍼스로 특성화를 한다는 복안이다.

열린조직 만들어 대덕특구 내 'BNT' 중심축 될 것

양 박사는 내년 봄부터 대덕밸리캠퍼스에 신입생을 받을 생각에 기대에 차있다. 학교로 활용할 수 있게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다. 그의 목표는 대덕밸리캠퍼스가 대덕특구 내에서 'BNT(Bio-materials and Nanobio technology)'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대덕특구 내 BNT의 중심축이 없습니다. 대덕특구에 고급인력을 제공하면서 연구분야에서도 중심축이 되겠습니다. 마침 캠퍼스 위치도 대덕특구 중앙에 있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한 가장 큰 전략은 'OPEN 시스템'이다.

산·학·연에 대문을 활짝 열어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양 박사는 "패쇄적이었던 기존 조직이라면 변화시키기 어렵지만, 새로운 조직이기 때문에 이런 계획이 충분히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구호로 그치는 산·학·연 연계가 아니라 실제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는 말이다. 그는 "다른 분야면 몰라도 바이오와 나노 분야에서는 구심점을 만들어서 진행시키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덕밸리캠퍼스는 정부출연연구소 전문가들과 공동 교육과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대덕 내 바이오벤처타운 회사들과 현장실습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생명연과 화학연과 학·연과정을 개설하고 방학 중 1회 이상 연수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우해 신입생 중 40% 이내에 든 학생에게는 ‘대덕밸리장학금’을 지원해 1년간 등록금의 80%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서 오는 학생들을 위해서 기숙사 시설도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실용화에 역점을 두고 운영할 한남대생명공학연구소 설립 계획도 있다. 생물소재의 경우 3년 이내 상용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해 프로메가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백지상태로 출발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교수진들과 힘을 합쳐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성과를 만들어내는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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