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참모총장배 로봇경진대회...전투로봇·이족로봇·미로찾기 열띤 경쟁

대덕에서 이종격투기를 능가하는 전투경기장이 설치됐다. 총탄도 뚫지 못하는 방탄재질로 둘러쌓인 투명 보호막의 경기장은 냉기가 흐른다. 바닥은 차가운 철판과 군데 군데 함정이 설치되고 그 사이로 괴상하게 생긴 몇 대의 전투로봇들이 괴음을 내고 있다.

화제의 현장은 전투로봇들이 최후 승자를 결정짓는 시합장. 6일 대덕대학에서 육군본부가 주최하는 '육군참모총장배 전국로봇경진대회'가 열렸다. 지상군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로봇경진대회는 크게 전투로봇 경기와 이족로봇, 미로경기, 라인트레이서 등 총 4개 종목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이족로봇 경기가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족로봇 경기는 말 그대로 상대 로봇을 넘어뜨려 움직이지 못하거나 고장을 내면 이기게 된다.
 

▲육군참모총장배 제4회 전국로봇경진대회의 개회식이 끝난 후 전투로봇 시범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2005 HelloDD.com

대회를 참석한 육군본부 관계자를 비롯해 200여명의 참석자들은 대회장에 마련된 특설 링에서 본선 경기에 앞서 실시된 시범경기에서 전투로봇들이 벌이는 싸움에 매료됐다. 특설링 주변으로 몰려든 참석자들은 전투로봇들이 재빠른 동작으로 상대로봇에 공격을 가할 때마다 함성을 내는 등 감탄사가 쏟아졌다.

경기에는 대전출신 샤크팀(임덕수)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7개팀이 출전, 개인경기와 시범경기, 럼블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를 치뤘다. 특히 럼블전은 전투로봇전의 백미로 큰 인기를 얻었다. 럼블전은 개별적으로 출전한 팀이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벌이는 방식이다.

경기장에는 함정이 설치돼 상대로봇을 밀어 넣거나 움직이지 못하도록 뒤집어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도록 하면 이기는 경기다. 마치 이종격투기를 보는 기분이랄까. 배틀경기는 과격한 경기로 정평이 나있다. 경기가 진행되자 철판으로 만든 바닥에서 스파크가 일면서 파편이 튀는 등 장관이 연출됐다.

전투로봇은 육군을 상징하는 '브랜드'
 

▲대덕대학 변상준 교수. ⓒ2005 HelloDD.com
이번 로봇경진대회를 주관하는 대덕대학에는 마이크로 로봇과가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학과다. 대회에서 운영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로봇과 교수와 학생들이었다. 그중 변상준 교수가 대회를 총괄하며 운영하고 있다.

변 교수는 "처음에는 학과 홍보를 위해 추진했던 대회가 이제는 육군을 상징할 정도로 발전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로봇경진대회에 대한 홍보에 집중해서 많은 학생들에게 호기심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한숭동 대덕대학장은 개회사에서 "로봇분야는 다른 첨단과학기술과 함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민·군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겠다"며 "이미 대덕에는 마이크로 로봇과를 비롯해 관련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참모총장배 제4회 전국로봇경진대회의 개회식이 끝난 후 미로찾기 경기가 열리고 있다. ⓒ2005 HelloDD.com

▲육군참모총장배 제4회 전국로봇경진대회의 개회식이 끝난 후 이족로봇의 시범이 열리고 있다.  ⓒ2005 HelloDD.com

▲ 전국로봇경진대회에 참가한 이족로봇들. ⓒ2005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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