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욱 스탠다드텍 사장...도전정신으로 활력 하지만 국제화시급

최근 대덕밸리를 찾은 '벤처종합상사' 스탠다드텍의 천주욱사장이 '대덕밸리는 살아있다'라는 글을 보내왔습니다. 천사장은 이틀동안의 투어와 강의를 진행하며 나름대로 대덕밸리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제언을 해왔습니다. 다음은 천사장의 글입니다. 천사장의 개인 홈페이지인 www.myinote.com 에서도 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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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주 1박 2일로 대덕밸리에 다녀 왔다. 대덕밸리에 있는 여러 벤처기업들이 요청한 해외마케팅 지원과 관련하여 해당회사들을 방문하고 대표자들을 만나 보는 목적과 벤처기업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갖기로 한 강의 때문이었다. 대덕밸리에는 많은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연구소 및 800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모여 있다.

이번으로 세 번 째 대덕밸리를 방문했지만 매번 똑 같이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어 여기에 적어 본다. 첫째, 우리 나라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작은 벤처회사 규모 지만 우리 젊은이들이 새로운 첨단기술개발에 밤낮을 잊고 열심히 연구 개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좋은 성과들이 점차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 정보통신, 환경관련 벤처기업들이 점차 상당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젊을 때는 오로지 월급쟁이로 취직하는 데만 신경을 썼지만, 이들 젊은이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정신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둘째, 마케팅과 경영력의 한계로 인하여 큰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국내 판로개척 상의 애로도 상당하지만, 해외 마케팅 측면의 경우에는 경험도 없고, 전문인력도 없어 난감해 하는 벤처기업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벤처기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경영 경험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서서히 문제가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 규모로 회사가 성장 하자 조직문화, 리더십, 의사결정, 인사제도, 목표관리, 전략수립, 급여체계, 교육 등에 생각하지도 않던 문제가 우후죽순 처럼 늘어나고 있다.

또 연구개발분야 생산분야, 관리지원분야 간의 파워 밸런스 문제, 경쟁사와의 관계, 대 정부 관계, 대 이익집단 관계, 사업제휴문제 등 기술개발 보다 더 복잡한 문제로 인하여 창업자들이 큰 고민을 하고 있다.

셋째, 대전시가 조금 만 잘 하면 대덕밸리는 아시아 최고의 연구단지 및 첨단제품 생산단지로 대변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안타깝다는 점을 느꼈다. 대덕밸리에는 순전히 우리 나라 연구소와 벤처기업 뿐이다. 이래 가지고는 대덕밸리는 성장의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점차 쇠락해 갈 지도 모른다. 조속한 대덕밸리의 국제화전략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가장 큰 의구심은 외국연구소의 부재다. 구체적으로,대덕밸리에는 왜 세계적인 외국계 연구소는 없을까? 유치하지 않는 것일까, 유치하지 못 하는 것일까? 그리고 연구소에서 개발된 첨단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왜 없을까?

연구소만으로는 지역 내 고용효과와 생산유발효과가 극히 제한적이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을 바로 생산으로 연결하는 첨단공장들이 있어야 고용효과와 생산유발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덕밸리에서 개발, 연구하는 기술들은 대부분 공해유발과는 관련이 없는 첨단기술제품들이다.

따라서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대규모일 필요 보다는 시간을 다투어 바로 생산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기업들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시장으로 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아시아지역에 연구소와 공장을 두는 현지 연구, 현지 생산이라는 세계화전략을 구사 하고 있다.

따라서 대전시가 나서서 싱가포르와 같은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종합전략으로 외국의 세계적인 연구소 및 연구소와 연계된 생산거점을 대덕밸리로 유치하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대덕밸리는 아시아 최대 최고의 21세기형 연구도시이자 첨단제품 생산거점도시가 되지 않을까?

그러나 시속 40km로 운전 하는 자동차 안에서 마저도 전혀 읽을 수 없게 적어 놓은 대덕밸리 내 도로표시판의 영문 글씨와,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초호화판으로 초대형 시청 청사를 건설한 대전시의 마인드로는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인 것 같아 안타깝다.

스탠다드텍 천주욱.

천주욱 사장 이력 2001 CEO, Standardtek 1997-2000 CEO, CJ corporation 1996 CEO, Sungam Industry (Petrochemical industry) 1995 Managing Director of Corporate Sales Dept, Samsung Insurance 1975-1994 Samsung Corp. - last position: President of Samsung Singapore PTE,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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