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구청사 입주 벤처기업... 새 보금자리를 찾아 잰걸음

“저희들의 새 보금자리는 어디있나요.” 대전시 중구 대흥동 옛 시청사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대전시의회가 지난 13일 옛 시청사를 중구청에게 무상 이양하는 안을 통과시켜 조만간 중구청이 입주하기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통과된 안건은 중구청 일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 월드컵 경기장 건설비 명목으로 대물변제하고 중구청이 구 시청사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 곳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들은 오는 9월 30일까지 아무런 조건없이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구(舊) 시청사에 입주하고 있는 벤처기업 10개 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딱한 형편이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공장을 포함한 창고, 사무실 등 넓은 공간이 필요하나 이전할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하고 있다.

UPS(무전정전원장치) 및 AVR을 개발생산하는 HPS 박성진 팀장은 “현재 이전할 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마땅히 입주할 곳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면서 “이전일자가 다가오면서 자칫 길거리로 나 앉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아케이드 게임기를 제작하고 있는 오픈이앤씨, 씽크텍, 텔리텍 등 입주 벤처기업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이들 대부분의 입주업체들은 지난해와 올초만 해도 대전시내 다른 지역에 공동사옥을 짓거나 임대등 방안을 강구했으나 경기위축으로 사정이 악화된 상태다. 특히 벤처기업들은 입주 당시 오는 9월말까지 비워 줄 것을 약속한 상태이기 때문에 하소연할 때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픈이앤씨 관계자는 "이전할 곳을 찾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 때문에 아직은 결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특히 생산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훨씬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미 입주 당시 아무런 조건없이 비어 줄 것을 약속하고 입주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면서 "최근 벤처집적화단지로 지정된 인근 운송빌딩 등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 시청사에는 벤처기업 10개업체를 비롯해 시민단체, 시 유관기관 등 약 40여개의 단체 및 기관이 입주하고 있다.

<대덕넷 이준기 김영중기자>bongchu@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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