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과기정통위 소속 의원-출연연기관장간 간담회...12일 기계연서

"그 때는 대학, 기업들이 R&D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였는지 출연연 연구원들의 임금도 높았고 제대로 된 연구도 가능했다. 박 대통령도 자주 대덕을 찾았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출연연에서는 인건비 하나도 해결 못한다. 이게 현실이다."

12일 대덕밸리를 찾은 야당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출연연구소의 원장들은 한결같이 출연연구소에 대한 획기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계연구원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김만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박주천, 이강두, 김부겸, 임태희 의원 등 한나라당 과기정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5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출연연 연구원장들은 한 목소리로 대덕밸리에 대한 전폭적인 국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획일적 규제보다는 연구원의 특성에 맞는 개별적인 규제를 해야 한다. 또 경제논리, 정치논리가 아닌 과학논리로 과학기술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황해웅 기계연 원장)

"기관고유사업비율이 평균 35%에 불과하다. 이를 최소 평균 5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대로 둔다면 연구원들이 보따리 장사식으로 과제를 따내야 하고 동시에 여러개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결국 연구 질의 저를 불러올 것이다."(곽영훈 지질자원연 원장)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 제고의 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예산책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출연연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하며 대덕연구단지의 인프라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이상태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사무총장)

"과학기술의 발전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돈, 설비, 인력 등이 있고 이 가운데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 우수한 인력이 국내에서 연구할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 지금같은 처우로는 우수인력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최동환 항우연 원장)

"출연연의 연구는 국가미래를 위한 투자다. 정부가 과연 과학기술 육성의지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출연연 박사들은 인건비 걱정하면서 연구한다. 대학교수보다 못한 수준이다."(복성해 생명연 원장)

"PBS제도의 폐해를 아는가? 연구원들이 인건비 걱정해가며 서로 과제를 따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상생(相生)해도 모자란 판에 상쇠(相衰)해 가고 있다."(이정순 기초과학연 원장)

"적어도 과기부에서 마련한 출연연 사기진작책이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한다. 과학기술발전을 위해서는 부처/여야를 떠나서 반드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김세종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출연연 기관장들의 요구에 야당의원들도 공감했다. 한나라당 박주천 의원은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임에 공감한다"며 "처우문제, 자율성, 단지내 인프라 구축 등에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만제 의원은 "기관고유사업비 몇 %인상 등은 의미가 없다"며 "정부의 과학기술예산이 GNP의 몇 %인가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를 마친 국회의원 일행은 원자력안전기술원과 과기노조를 방문, 의견을 수렴했다.

<대덕넷 김영중기자>happynews@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