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패밀리데이' 열려···바비큐·맥주 즐기며 파트너 탐색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초청강연 "창업은 나를 발견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길"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회원사와 투자자를 초대해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 명우빌딩 지하 1층 유니온스퀘어에서 올해 첫 패밀리데이를 열었다. 다음 패밀리데이는 오는 9월에 있을 예정이다. <사진=한효정 기자>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회원사와 투자자를 초대해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 명우빌딩 지하 1층 유니온스퀘어에서 올해 첫 패밀리데이를 열었다. 다음 패밀리데이는 오는 9월에 있을 예정이다. <사진=한효정 기자>
강남 역삼동 창업가 거리 '팁스타운'의 한 건물 지하. 귀를 울리는 빠른 음악과 화려한 조명 속에 스타트업 대표, 대기업·중견기업 투자자, 엑셀러레이터 130여 명이 모여 금요일 저녁을 함께 했다. 이들은 드럼통으로 만든 식탁 앞에 모여 한 손엔 명함을 다른 손엔 캔 맥주를 들고 파트너를 탐색하기 바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대표 이용관, 이하 블루)는 지난 15일 오후 4시 반부터 제2회 '패밀리데이'를 열고 회원 기업과 벤처캐피털 관계자들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용관 대표는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진정한 가치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만날 때 생긴다"며 "현재 패밀리 기업이 75개이고 올해 100개를 넘길 것 같다. 내부와 외부를 융합해 시너지 내는 자리를 만들 때"라고 행사 의미를 밝혔다.
 
행사 첫 순서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의 '창업의 의미' 주제 강연이 마련됐다. 스타트업계 대부로 불리는 권 대표는 1998년 전자결제업체 이니시스를 창업하고 2010년 국내 최초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프라이머(primer)를 창업해 후배 창업자를 돕고 있다. 그는 자신의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이날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투자 기업 대표와 LB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네오플라이 등 투자사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이날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투자 기업 대표와 LB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네오플라이 등 투자사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 기업 대표 "회사 소개 기회 얻어"··· 투자자 "블루 투자 기업 지켜보고 있어"
 
권 대표의 발표 후 바비큐 파티가 시작됐다. 곳곳에서 조명이 켜지자 인사를 주고받는 참석자들로 행사장이 북적였다. 이용관 대표와 블루 심사역들은 회원사와 투자자를 서로 소개해주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이날 가장 먼 곳에서 찾아온 사람은 싼타(Santa)의 박기웅 대표다. 부산에 있는 싼타는 오프라인 교육 현장을 이러닝 영상으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 3월부터 블루의 신규 회원사가 됐다.
 
박 대표는 "부산은 이런 자리가 드물어서 오늘 행사가 소중하다. 페이스북 친구로만 지내던 유명한 투자사 관계자들을 만나 회사를 소개할 기회를 얻었다. 권도균 대표님 역시 뵙고 싶었는데 강연을 듣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규 기업인 세븐핀테크의 김종현 대표는 색다른 행사를 반겼다. 김 대표는 "이런 자리에 처음 참석해본다. 이렇게 편한 분위기일 줄 몰랐다. 회사에서 실무 역할만 하다가 교류하는 자리에 와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우리 회사는 주식투자와 관련되어서 투자자들과 이야기가 잘 통했다"고 밝혔다.
 
안현수 지프코리아 대표는 적극적으로 회사를 홍보했다. 지프코리아는 유해 화학물질의 누출을 알려주는 그래핀 소재 센서를 개발한다. 안 대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분들을 만났다. 우리 회사를 소개하니 직접 방문하겠다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주호 비플렉스(BEFLEX) 대표는 "여러 엑셀러레이터와 투자자들에게 우리 회사를 소개했다. 블루가 마련하는 행사는 늘 도움이 된다. 우리 회사와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테크 벤처 관계자들이 많이 와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투자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블루의 분야별 심사역들과 교류하기 위해 참석했다. 구 전무는 "과거에는 투자사가 회계법인, 증권사, 산업계를 통해 투자할 기업을 발굴했는데 최근에는 블루와 같이 시드단계에서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가 등장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중 블루는 딥 테크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기술사업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블루에서 발굴 투자한 기업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런 자리에서 스타트업 대표를 소개받고 기업의 성장 과정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우리 회사의 투자철학과 기준에 맞는 곳에 다음 라운드 펀딩할 때 주도해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의과대학 학생도 행사장을 찾았다. 김우성 가톨릭대학교 학생은 "블루가 여는 행사에 여러 번 참석했다. 졸업 후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창업을 할 생각이라 딥 테크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오는 자리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계속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연구·기술을 교류하는 블루세틀라이트, 회원사가 사업을 소개하는 데모데이, 송년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주로 대전과 서울에서 진행되며 최근에는 스탠드바에서도 만남을 가졌다.

패밀리데이는 1년에 4번 분기별로 열리고 오는 9월에 세 번째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김윤진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홍보팀장은 "만남의 장은 참석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는다. 이런 기회를 통해 스타트업이 성숙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젊은 감각과 재미를 갖춘 행사를 자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모습. 객석 뒤에는 드럼통으로 만든 식탁이 놓여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행사가 시작되기 전 모습. 객석 뒤에는 드럼통으로 만든 식탁이 놓여 있다. <사진=한효정 기자>

(왼쪽부터)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사진=김윤진 팀장 제공>
(왼쪽부터)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사진=김윤진 팀장 제공>

 

다음은 권도균 대표 강의 중 일부다. 권 대표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창업의 의미를 발표했다.
 

내가 누구인지를 발견하는 여정 '창업 경험' - 창업은 성공이 아니라 경험이다. 창업을 위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영혼과 인간성까지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이렇게까지 하며 돈을 벌지는 말자. 창업은 내가 제2의 스티브잡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도구다.
 
사장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인간이 되는 여정 '인격 수양의 길' - 창업은 평범한 직원들과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다. 속이 시커멓게 타고 분노로 잠 못 이루는 사장들에게 조언한다. 참아라, 그것이 사장의 운명이다. 그러나 직원들을 개조하지는 말자. 직원의 능력이 3이면 4의 성과를 내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사장의 역할이다.
 
자기중심적 본능 거스르고 고객 중심으로 이동하는 '이타주의 도전' - 고객은 기업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자기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이 회사가 어떻게 해결할지에 관심이 있다. 이타주의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장은 세상만 탓한다. 창업하는 순간 이타주의를 향한 도전이 시작된다. 고객의 목소리와 문제점을 듣고 내가 가진 특허마저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자율성과 자발성 통해 천재성을 회복하는 '주도성' - 나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지방대 학사 출신이다. 평범한 데이터 개발자였고 사회성도 없었다. 직장을 잃을 위기에서 할 수 없이 창업을 했는데 나 같은 사람도 살아남는 걸 보면 웬만한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을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잘 갖춰지면 평생 못 쓰고 죽을 돈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나만의 가설을 세웠다.
 
직원들에게도 이런 천재성이 있다. 그들을 회사에서 바보로 만들지 말자. 나와 같은 동료를 천재로 만들어 사회에 배출하는 교육기관이 되자. 이니시스를 창업하고 회의감이 들 때, 창업의 목적은 코스닥 상장이 아니라 사람들의 천재성을 깨워 사회에 이익을 내는 것이라고 깨달았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아가는 과정 '겸손' -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객을 생각하자.
 
돈보다 더 큰 가치 추구하는 '자유 획득' - 자유로운 사람이 의미 있는 일에 돈, 시간, 에너지를 쓰고 깨끗한 돈으로 의미 있는 돈을 만드는 것이 창업자의 역할이다. 내 회사가 정치나 교육에서 해결하지 못한 것을 해결하는 '아킬레스건'이 되도록 노력하자.

참석자들은 권도균 대표의 발표에 주목했다. 좌석이 부족해 서서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진=김윤진 팀장 제공>
참석자들은 권도균 대표의 발표에 주목했다. 좌석이 부족해 서서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진=김윤진 팀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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