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 나노⑤]내일테크놀로지, 새로운 전구체 개발로 '질화붕소나노튜브' 상용화 박차해외에서 먼저 기술 알아봐

단위의 명칭 '나노'가 미래 산업의 기초를 포괄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요소인 센서와 기초 소재, 디스플레이, 바이오에 이르기까지 나노는 산업발전의 필수 융합 조건입니다. 과학기술의 메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는 일찍이 나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소와 지자체의 지원, 무엇보다 기업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나름의 애로점을 안고 있습니다. 점차 치열해지는 나노산업의 각축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할 방법은 없을까요? 특유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보이는 유망 나노기업을 찾아 숨겨진 노하우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질화붕소나노튜브(BNNT)  생산은 그동안 실험실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내일테크놀로지는 질화붕소나노튜브  대량생산을 목표로 현재 실증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초기단계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질화붕소나노튜브는 800℃ 이상 고온에서도 화학적 안정하고, 기계적으로 매우 강하고 열전도도도 매우 우수해 탄소나노튜브와 세라믹의 특징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특히, 열중성자 흡수력 등이 뛰어나 탄소나노튜브(CNT) 대비 20만 배나 된다.

고분자나 세라믹, 메탈 등과 섞어 써 제품 고유 특성을 강화하는 데에도 쓰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질화붕소나노튜브는 원자력·우주, IT, 바이오메디컬, 에너지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질화붕소나노튜브가 첨단 소재로 각광받는 이유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가격이 아닐까. 질화붕소나노튜브는 현재 1g 당 100만원 선이다.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 생산기업 내일테크놀로지(대표 김재우)의 목표는 질소붕소나노튜브의 대량화다. 성공하면 질소붕소나노튜브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산업 전반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우 대표는 올 하반기 첨단 나노 소재 '질화붕소나노튜브' 초기단계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김재우 대표는 올 하반기 첨단 나노 소재 '질화붕소나노튜브' 초기단계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 내일테크놀로지, 질화붕소나노튜브 대량생산 공정 최적화에 주력

김재우 대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소재개발부에서 근무했다. 당시 나노기술을 응용한 방사선 차폐소재 연구 중 원자력나노소재로서 질화붕소나노튜브에 주목했다. 볼밀링(ball milling)과 열처리 공정을 활용해 질화붕소나노튜브 상용 제조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1100℃ 이상의 고온에서 효율적으로 열처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 제조 기술로 국내 소재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질화붕소나노튜브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봤다. 이후 2015년 연구원 창업을 통해 내일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기술의 유망성은 억대 투자 유치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대량생산의 정의를 '하루 1kg 정도 생산성'으로 봤을 때 내년 하반기에는 가능하리라 본다"며 "현재는 반응모듈과 공정 조건의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는 점점 작아지고, 얇아지고 있다. 반대로 기기의 발열량은 늘어나고 있다. 열 방출 공간 역시 작아지다보니 열방출  능력도 저하되고 있다.

질화붕소나노튜브는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소재로도 주목받는다. 김 대표는 "질화붕소나노튜브가 소량 분산된 고분자 복합재는 전자기기의 열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절연 방열소재로 유망하다. 동일한 조건에서 기존 제품과 비교해 2~3배의 열전도성을 가질 수 있다" 며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은 전기자동차, 스마트폰, 고출력 LED 등의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센서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바. 김 대표는 "질화붕소나노는 압전성을 이용해 센서와 에너지 하베스팅에 활용이 가능한 소재"라고 소개하며, "질화붕소나노가 경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대량생산이 가능하면, 앞으로 4차 산업에서는 물론 우리 삶에 있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내일'만의 분말 제조 방식··· "해외 시장 뚫는다"
 

 

내일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사진=조은정 기자>
내일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사진=조은정 기자>

내일테크놀로지의 질화붕소나노튜브 제조 기술 장점은 분말 형태 제조 방식이라는 것. 예를 들어,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솜뭉치 형태로 제작된다. 이는 분산이 어려워 사용에 단점으로 작용돼 왔지만, 분말 형태의 질화붕소나노튜브는 다른 물질과 함께 쓰이는 데에도 훨씬 용이하다.
 
선진국 대비 가격면에서 경쟁력도 갖췄다. 내일테크놀로지는 해외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조작이 단순하고, 저가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도 낮다. 김 대표는 "덕분에 선진국이 내놓은 가격대비 40%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내일테크놀로지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지난해 미국 국방산업 박람회 (Defense Innovation Technology Acceleration Challenges)에서 전기절연방열제품, 압전센서, 3D 프린팅 기법을 활용한 친환경-맞춤형 방사선 차폐체 등을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영국 나노기술 연구자가 샘플용으로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을 요청했다. 연구결과가 좋아 곧바로 구매로도 이어졌다. 내일테크놀로지에게는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 구조.<사진=내일테크놀로지 제공>
질화붕소나노튜브 분말 구조.<사진=내일테크놀로지 제공>
올 9월에는 대전나노융합 실증지원사업센터 지원을 받아 오사카 전시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BNNT라는 물질 자체가 생소하다보니, 국내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반면, 기술 선진국에서는 미국 나사(NASA), 캐나다 국립연구위원회(NRC) 등의 기술을 활용해 질화붕소나노튜브를 상용화해 시장 규모를 넓혀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차세대 신소재 분야에서 국산 경쟁력 확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는 해외 판로를 개척해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나노 소재 연구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바라기도 했다.

"사실 나노융합산업은 현재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원소재 시장 규모는 크지만, 상용화 되는 제품이 많지 않습니다. 기다릴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내 나노 연구개발의 저변확대가 꼭 필요합니다. 실증지원사업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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