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코기·지방·껍데기의 부드러운 식감, 월등한 영양

염소고기는 다른 가축고기에 비교해 칼슘과 단백질, 인, 철분 등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누린내가 강해 함부로 조리하기 힘든 고기라 염소 전문식당이 귀하다. 귀한 식당이 대덕연구단지에 있다. '리브가 흑염소' 식당이다.

찬은 명이나물과 나물무침, 샐러드, 연근과 양파 초절임 등이 나온다. <사진=윤병철 기자>
찬은 명이나물과 나물무침, 샐러드, 연근과 양파 초절임 등이 나온다. <사진=윤병철 기자>
메뉴는 육회와 불고기도 있지만, 우선 전골과 수육을 시켰다. 수육은 찜통에 부추를 깔고 나왔다.

찜통은 탁자에 놓인 전기화로를 통해 데워진다. 곧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고기에서 진이 배어 나온다. 살코기와 지방, 껍데기(콜라겐)가 조화롭게 엉겨있다. 부추를 고기에 싸 들깻가루에 버무린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었다.

고기를 맛보기 전 입 안에서 비가 쏟아졌다. <사진=윤병철 기자>
고기를 맛보기 전 입 안에서 비가 쏟아졌다. <사진=윤병철 기자>

'연하다!'

지방질이며 살코기며 껍데기가 혀에서 구분이 아니 된다. 혀가 닿으면 육질이 부스러졌다. 그러면서도 살아있는 쫄깃함. 머리에서 "음메~"가 스친다.

단백질과 지방, 교원질(경단백질)의 앙상블이 최고의 식감과 맛을 뽐낸다. <사진=윤병철 기자>
단백질과 지방, 교원질(경단백질)의 앙상블이 최고의 식감과 맛을 뽐낸다. <사진=윤병철 기자>
잡내도 없다. 주인의 설명에 따르면 염소 목장에서 냄새 없이 기르는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고기는 '마이산 자락 진안의 청정지역에서 자란 토종 흑염소 암컷만을 쓴다'는 현수막이 식당에 커다랗게 붙어 있다. 한 병에 천 얼마짜리 소주로 목에 넘기기엔 아까운 고기다.

얼큰하게 끊인 전골도 나왔다. 익숙지 않은 향내가 난다. 계핏가루다. 냄새를 잡아주고 얼큰함을 더한다. 쫀깃한 고기에 국물도 진해서 먹으면서 '보양한다'는 느낌이 든다.

전골은 쫀쫀한 고기가 알싸한 즙을 터뜨린다. <사진=윤병철 기자>
전골은 쫀쫀한 고기가 알싸한 즙을 터뜨린다. <사진=윤병철 기자>
전골은 고기를 어느 정도 먹으면 밥을 비비고 볶아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 두 명이 수육 1인분과 전골 1인분을 시켰는데, 볶음밥을 절반 남겼다.

염소고기를 먹으며 가족, 그리고 멀리 있는 벗이 생각났다. 리브가는 성경 속 인물로, 염소고기를 맛있게 요리해 아들 팔자를 바꾼 사람이다. 염소 같은 좋은 고기를 가끔 먹을 수 있는 삶은 괜찮은 삶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식당은 대로변에 단독 건물로 있어 눈에 잘 띄고, 나름 부근에서 유명하다. 외지에서 온 손님을 든든하게 대접하려면 이곳을 추천한다. 한국기계연구원과 자운대 네거리 사이에 있다.

◆음식 정보
탕 1만2000원, 전골 1인 2만2000원, 수육 1인 2만4000원, 사시미 1접시 3만원
, (점심특선) 반탕+수육+불고기 1만5000원.

상호 리브가흑염소
전화번호 042-867-8789
영업시간 10~22시
휴무 일요일
주소 대전 유성구 유성대로1184번길 77 (우)3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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