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백+김치찌개+계란말이=관평동 직장인 속 채워주는 푸짐한 상

인류는 불맛을 보면 '행복하도록' 중독됐다. <사진=윤병철 기자>
인류는 불맛을 보면 '행복하도록' 중독됐다. <사진=윤병철 기자>
불맛. 인간은 불에 음식을 구워 먹는 맛을 알게 되면서 현 인류로 비약적인 진화를 하게 됐다. 50만년을 이어와 DNA에 뿌리박힌 '불맛'에 대한 식욕! 단지 산소와 결합한 탄소가 묻었을 뿐인데 혀는 그 불맛을 유독 원한다. 오죽하면 뿌려 먹는 불맛 소스까지 나왔을까.

불맛으로 요리하는 식당이 대덕연구단지 주변에도 있다. 지난 10월에 소개한 '유성불백'에 이어, 이번엔 '신성불백'을 소개한다. 신성불백은 신성동 아닌 관평동 기업 단지 내에 있다.

마침 점심시간이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들이 가득하다. 불향도 가득하다. 찐 김치 내음도 여기저기서 흐른다.

서둘러 자리에 앉은 우리는 당연하게도 참숯석쇠불고기와 김치찌개, 그리고 계란말이를 시켰다. 언제부턴가 이 세 음식 조합은 전국적인 코스메뉴가 됐다. 남은 차별화는 맛이다.

삭힐수록 익힐수록 깊은 맛을 내는 김치찌개의 비밀이 궁금하다. <사진=윤병철 기자>
삭힐수록 익힐수록 깊은 맛을 내는 김치찌개의 비밀이 궁금하다. <사진=윤병철 기자>
고기는 미리 구워져 나온다. 강한 불향이 풍긴다. 위에 뿌려진 파와 함께 고기를 한 젓가락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쓴맛과 매운맛, 그리고 단맛. 원하던 불맛이다! 야들야들한 고기육질도 좋다. 느끼함을 없애주는 파는 필수다.

한 동료는 파 맛을 극찬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파와 고기와의 조합이 좋다. 또한 "이른바 불 맛을 내자면 '파 기름'을 쓰면 된다"고 했다. 참고로, 파 기름은 파를 기름에 볶은 것이다.

보기에도 푹 삭혀진 반포기 김치가 담긴 찌개가 나왔다. 두부 두 모가 얹어있다. 올라오는 김이 붉다. 어지간히 익혀진 것을 확인하고 김치와 함께 크게 한 수저 찌개를 들어 입에 넣었다.

맛이 얼큰하니 깊다. 시큼함도 강하다. 이 맛은 취향을 탈 수도 있겠다 싶다. 설탕으로 간을 맞추면 어지간한 입맛에 다 맞을 맛이다.

계란파동때 이 요리 내오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사진=윤병철 기자>
계란파동때 이 요리 내오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사진=윤병철 기자>
푸짐하게 말린 계란말이도 나왔다. 붉고 희고 노란 삼선 소스가 반만 뿌려져 있다. "이건 왜 뿌리다 말았어?", "소스 안 좋아하는 손님" 바로 답이 나온다. 입에 꽉 차는 부드러움에 새콤달콤한 소스가 더해 결국 '소스를 다 뿌려달라'고 주문한다.

밥 한술 당 고기에 찌개에 계란말이까지 순회를 몇번 거듭하니, 배가 차올라 밥 한 공기를 더 먹기 어려웠다. '이 맛에 이 근방 사람들은 식당 고민을 않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식당 주변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사원들 주머니가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인분도 주문되는 이 신성불백에서 점심 한끼를 푸짐하게 할 수 있다면, 괜찮은 곳이다.

◆ 참숯석쇠불고기+김치찌개 8,000원(고기추가 5,000원), 계란말이 6,000원. 1인 주문가능. 주차장 없음.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푸짐한 상을 받아볼 수 있다. <사진=윤병철 기자>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푸짐한 상을 받아볼 수 있다. <사진=윤병철 기자>
상호 신성불백
전화번호 042-931-9982
영업시간 종일
휴무
주소 한정식 대전 유성구 테크노5로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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