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헬로우맛집 / 2017-07-13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진짜배기 '냉면' 맛집 가다 대전서 60년 이어온 평양냉면 전문 '숯골원냉면'
닭고기와 동치미로 우려낸 육수 특징



대전인이 모른다면 간첩이라는 평양냉면 맛집 '숯골원냉면'. 하지만 "이런 곳이 있었냐"며 놀라는 이들도 있다. 다들 알겠거니 싶어서 말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번 여름 점심, 냉면 한 그릇이 생각날 때 가보면 좋을 냉면집을 소개한다. 

숯골원냉면은 음식 맛도 좋지만, 이 집만의 특별한 이야기에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1920년대 평양에서 '평양모란봉냉면'으로 시작해 4대째 이어지고 있다. 현 숯골원냉면 대표의 증조부가 창시자다. 원조부터 시작하면 문을 연 지 100년이 다 됐다. 1940년 2대를 거쳐 1954년 3대 때 대전에서 '숯골원냉면'이 시작됐다. 그 후 1991년 4대를 거쳐 현 위치로 온 것은 1994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범상치 않은 역사의 흔적이 보인다. '가업잇기' 상패, 1대부터 4대까지의 사진, 이곳을 찾아준 오래전 손님들의 흑백사진, 그리고 그 당시 보도된 '스포츠 조선' 기사 스크랩까지. 2013년 3대 대표였던 박근성 씨가 숯골원냉면의 이야기를 담아 발행한 책도 문 앞에 전시됐다.  


예약해 놓은 우리 일행은 2층으로 안내받았다. 1층은 이미 만석이었다. 숯골원냉면의 인기를 잘 몰랐던 우리는 점심시간이 이렇게 복잡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평양식 비빔냉면. <사진=대덕넷>평양식 비빔냉면. <사진=대덕넷>
주문한 메뉴는 비빔냉면, 물냉면, 평양식왕만두. 이 메뉴 외에 닭백숙, 꿩냉면, 꿩온면이 있다. 이 집 냉면은 특이하게도 닭국물과 동치미로 육수를 우려내 만든다. 새콤하고 톡 쏘는 일반 냉면 육수와는 달리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났다. 이 맛을 잊지 못해 멀리서도 숯골원냉면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은 "다른 지역에 사는 손님이 대전을 방문했는데, 꼭 숯골원냉면에 들러야 한다고 해서 이곳에 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에는 닭고기가, 꿩냉면에는 꿩고기가 들어가는 것도 독특하다. 순메밀면으로 만든 이 집 냉면은 부드럽게 잘 끊기기 때문에 가위가 필요 없다. 물냉면을 한 젓가락 먹으려고 보니 면발에 거뭇거뭇한 무늬가 있다. 메밀껍질이었다. 처음 보는 면발이었는데 식감이 좋았다. 

고명으로는 삶은 달걀 대신 달걀지단이 올라간다. 물냉면을 맛본 일행 중 한 명은 "찬 음식을 평소에 잘 못 먹어 냉면을 먹으면 거의 남기곤 했는데 웬일인지 이 냉면은 잘 들어갔다"고 소감을 말했다. 

비빔냉면은 간이 강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매콤하다. 양념이 듬뿍 담긴 비빔냉면에 육수를 부어 먹으면 매콤한 물냉면이 된다. 양념장과 닭육수의 궁합이 잘 맞는다. 두툼하고 투박한 모양을 한 평양식왕만두 속에는 두부가 많이 들어가 부드러운 맛을 냈다.  

폭염 주의보가 내렸던 이 날, 우리 일행은 평양냉면 한 그릇으로 잃었던 식욕을 되찾았다. 그리고 회식 때 이곳을 다시 방문해 닭백숙을 꼭 먹어보자고 다짐했다. 

물냉면에는 오이, 달걀지단, 동치미무가 들어 있고 살얼음은 없었다. <사진=대덕넷>물냉면에는 오이, 달걀지단, 동치미무가 들어 있고 살얼음은 없었다. <사진=대덕넷>

평양식왕만두는 한 접시에 네 개가 나온다. <사진=대덕넷>평양식왕만두는 한 접시에 네 개가 나온다. <사진=대덕넷>

2013년 4대 대표 박근성 씨는 '숯골원냉면 이야기'라는 책을 냈다. 우연히 펼친 페이지에 박근성 대표가 냉면을 먹는 사진이 있었다. '손님이 냉면을 남기기라도 하면 물에 헹궈 자신이 먹었다'는 문구와 함께. <사진=대덕넷>2013년 4대 대표 박근성 씨는 '숯골원냉면 이야기'라는 책을 냈다. 우연히 펼친 페이지에 박근성 대표가 냉면을 먹는 사진이 있었다. '손님이 냉면을 남기기라도 하면 물에 헹궈 자신이 먹었다'는 문구와 함께. <사진=대덕넷>
상호숯골원냉면  전화번호042-861-3287  영업시간월~금 11:00 ~ 21:30  휴무명절 당일  주소대전 유성구 신성로84번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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