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한 음식의 대표 주자는 파스타다. 요즘은 어딜 가나 파스타를 파는 곳이 즐비하다. 마트에서 파는 소스 덕분에 파스타는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는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그래도 가끔은 정식 파스타 전문점 요리사의 음식을 와인과 함께 즐기고 싶을 때가 있다. 파스타 전문점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유성 죽동의 한적한 골목에 있는 '이태리식탁'이다. 이미 여러 사람들에게 맛집으로 이름난 곳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할 것 같은 위치에 있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테이블은 늘 꽉 찬다.
이태리식탁의 주메뉴인 파스타는 일곱 가지 종류인데 모든 파스타는 '알덴테(al dente)'로 조리된다. 알덴테는 씹는 맛이 살아 있도록 면을 삶는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푹 퍼진 파스타를 싫어하고 약간 딱딱한 정도로 느껴지는 면을 즐긴다. 파스타 요리책에서도 면은 반드시 알덴테로 삶으라고 조언한다. 면이 덜 익었다고 느낄 수 있는 손님을 위해 이태리식탁 메뉴판에는 알덴테 조리법을 설명해놨다.
파스타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파 스타'. 셰프가 직접 만든 베이컨과 한우, 마늘, 페페론치노(이탈리아 고추종 중 하나), 파마산 치즈가 들어간 매콤한 오일 파스타다. 대파 스타의 매력은 구운 대파다. 이 파스타에서 대파의 역할은 컸다. 느끼한 음식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먹기 좋을 정도로 담백한 맛을 낸다. 셰프도 파스타에서 한식을 느끼기 위해 대파를 넣어본 것이 아닐까. 한식을 좋아하는 셰프도 종종 집에서 대파 스타를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대파 스타에 들어간 베이컨 이외에도 이태리식탁에서는 모든 소스와 드레싱을 직접 만든다. 물론 화학조미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곳에는 파스타 이외에도 한우 스테이크와 전채요리가 여럿 있다. 특히 스무 가지 종류 이상의 와인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레드와인부터 화이트&스파클링 와인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하우스와인은 한 잔 주문도 가능하다. 역시 파스타의 느끼함은 와인이 가셔줘야 제 맛이다.
이태리식탁이 있는 죽동은 요즘 핫플레이스다. 주택들 사이로 분위기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있다. 이태리식탁에서 식사를 마치고 조금 걸어가면 두루봉 공원이 나온다. 요즘 날씨에는 식사 후 산책하기 딱 좋다. 앞으로 죽동에 또 어떤 맛집이 등장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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