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정성까지 집밥, '어머니정식'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

허영만 만화가의 '식객'에 등장하는 이 대사는 요즘들어 더 와닿는다. 자취 및 타지 근무로 가족과 함께 한 식사는 기억을 더듬어야 하거나, 또는 바쁜 일상에 같이 식사할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오히려 이제는 '혼밥', '혼술' 등 '1인 마케팅'이 대세가 되고,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 누가 어머니의 따뜻한 밥상을 싫어하겠는가? 타지생활을 하며 '시켜먹고', '사먹는' 식사에 익숙해진 일행들과 함께 어머니의 마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대전시청 근처에 위치한 '채반'. 옛날한식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분위기가 난다. <사진=이원희 기자>
대전시청 근처에 위치한 '채반'. 옛날한식이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분위기가 난다. <사진=이원희 기자>
입구부터 내부까지 특별한 인테리어나 디자인은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집'에 온 느낌을 받는다. 선반 한편에 놓인 호박들은 '우리 집에서도 저렇게 있는데'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메뉴 역시 손으로 쓴 종이들이 벽에 붙어있는 것이 전부. 이름부터 푸근한 '어머니정식'과 '점심특선'을 각각 주문했다.

'옛날한식'의 단어때문일까? 처음으로 나온 샐러드와 채소의 플레이팅은 놀라움을 준다. <사진=이원희 기자>
'옛날한식'의 단어때문일까? 처음으로 나온 샐러드와 채소의 플레이팅은 놀라움을 준다. <사진=이원희 기자>

누룽지카레의 독특한 향과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사진=이원희 기자>
누룽지카레의 독특한 향과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사진=이원희 기자>
곧 점심특선의 음식 릴레이가 시작됐다. 오렌지드레싱이 곁들여진 샐러드, 매콤한 향으로 사로잡는 홍합과 오징어, 독특한 향이 일품인 누룽지카레 등 다양한 메뉴와 센스있는 플레이팅에 예사 어머니가 아님을 직감했다.

"이 전은 무엇으로 만드신 거예요?"
"특별한 거 없어요. 그냥 오징어랑 파랑 이것저것 넣었지."

대답까지 평소 어머니가 하시던 대답과 똑같다. 이어 약식과 도토리묵까지 차례차례 식탁에 등장하며 든든히 챙겨주고자 하는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다.

집에서 먹던 바로 그 비주얼과 맛이다. 이 뒤로도 반찬이 더 나와서 당황! <사진=이원희 기자>
집에서 먹던 바로 그 비주얼과 맛이다. 이 뒤로도 반찬이 더 나와서 당황! <사진=이원희 기자>
어머니정식은 된장국과 조기조림, 깻잎장아찌, 오이소박이 등 평소 자주 접하는 반찬들로 한 상이 차려진다. 특출난 대표메뉴는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집밥'의 느낌이 풍긴다.

음식들의 간 역시 절묘하다. 정갈한 맛에 일행 중 한명은 "이 마늘종장아찌는 진짜 집에서 먹었던 거랑 똑같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최근 유행하는 음식 트렌드, 특별한 조리법과 소스 등은 아니지만 '따뜻함'과 '그리움'에 찾는 사람들이 많다. 채반의 포근한 밥상 속 어느새 '사장님'에서 '어머니'로 변한 호칭을 듣게될 것이다.

◆ 음식정보
어머니정식 8000원
점심특선 1만3000원 / 2만원
채반정식 2만원 / 2만9000원 / 5만원
*같은 정식이지만 가격에 따라 메뉴 구성이 다르다.

상호 채반
전화번호 042-472-5292
영업시간 10:00~22:00
휴무 매주 일요일
주소 대전 서구 둔산로137번길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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