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런 밑반찬에 입맛 돌아

봄이라 그런지 나른하고 입맛이 없다. 할 일은 많은데 따뜻한 날씨에 졸리고 몸이 깔아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번에는 봄을 맞아 기운이 없는 대덕밸리인들을 위해 없던 입맛도 돌아오게 만드는 ‘우렁강된장’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갈마동 서부소방서 골목에 위치한 ‘서구식당’. 연구단지에서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한번 시간 내서 가보길 권한다. 

서구식당에서 4천원짜리 ‘우렁강된장 쌈밥’을 맛보면 절대 실망하는 법이 없다. 생삼겹과 생목살 고기들도 메뉴판에 올라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쌈밥을 주문할 정도로 인기있다. 

강된장은 된장에 양념과 야채를 넣어 바특하게 졸여낸 것. 달착지근하면서 구수한 맛이 좋을 뿐더러 우렁을 잘게 썰어 넣어 씹히는 질감까지 느낄 수 있다. 이 강된장을 각종 야채에 넣고 쌈을 싸먹어도 훌륭하지만 열무김치, 보리밥에 이 강된장 한 숟가락 푹~ 떠서 비벼 먹어도 좋을 것이다. 

이 집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물론 이 메뉴의 메인도 좋은데다 함께 나오는 찌개와 밑반찬까지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찌개는 콩비지와 된장찌개 두 가지 종류가 나온다. 
뚝배기에 금방 끓여내는 된장찌개는 송송 썬 풋고추와 호박 등 계절재료을 넣어 맛이 개운하면서 칼칼하다. 걸쭉한 비지찌개도 고소하니 맛있다.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달걀찜, 돼지고기제육볶음, 취나물, 땅콩조림, 무생채나물, 오이소박이, 깻잎나물, 나박김치, 고등어무조림, 김치 등 10여가지 반찬들이 다 손이 갈 정도로 어머니 손맛이 느껴진다. 

특히, 고등어무조림은 오랜 시간 자작하게 졸여내어 무에도 양념이 쏙 배어있다. 말랑말랑한 무가 오히려 고등어보다 더 맛있어 밥 반찬으로는 제격이다. 

다 먹고 나면 마지막으로 누룽지밥을 내준다. 우리네 할머니들이 그러듯이 이 누룽지밥을 강된장을 살짝 찍어서 먹으면 입가심으로 좋다. 물론 입맛 따라 먹다보면 나중에 일어서기가 곤란한 정도가 되므로 미리 조절을 해야 한다. 

김종필 사장, “손님이 내 가족” 
1999년 12월 문을 연 서구식당은 외양만을 보면 동네 어디에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집이다. 하지만 그 맛은 잘 차려놓은 여느 식당보다 훌륭하다. 

김종필 사장에게 맛의 비결을 물었더니 '자랑거리가 없다'고 말한다. 손님을 한 식구처럼 생각했을 뿐이라고.

"아내가 주방을 맡고 있는데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가족들이 먹는 것처럼 했을 뿐이예요."

자꾸 이야기를 채근하자 '고향 마을 논산 양촌리에 사는 동생에게 나물, 야채 등을 받아 써서 신선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번 찾아온 손님이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김사장 내외의 이런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요즘엔 소문이 나서 둔산에서 오는 발길도 부쩍 많아졌다고.

김사장은 "손님들에게 살갑고 친절하게 서비스하고 싶은데 나이가 있어 그런지 잘 안돼요. 속마음은 그렇지 않으니 무뚝뚝하다고 흉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메뉴 : 우렁강된장(쌈밥정식) 6천원, 생삼겹(1인분) 7천원, 생목살 7천원, 새우탕 2만원(대)/1만5천원(중), 동태찌개·김치찌개 5천원, 삼계탕 7천원

상호 서구식당
전화번호 042-533-3507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저녁 10시
휴무 명절 당일만 휴무
주소 대전시 서구 갈마동 3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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