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와 시큼한 동치미 '앗싸'... 로뎀 오혜영 소장 추천


비가오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수제비나 칼국수다. 
비가 내리는 창박을 바라보며 뜨거운 국물의 수제비를 후루룩 떠먹는 맛이란~.

이번주에는 대덕밸리에서 자천타천 미식가로 소문난 로뎀디자인연구소 오혜영 소장이 추천하는 집을 찾았다. 
동학사에 위치한 ‘구름에 달 가듯이’가 바로 그곳인데 이 곳은 동학사 가는 길목에 즐비한 음식점 중에서도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수제비 전문'은 아니지만 비 오는날 수제비와 부침이가 생각나는 분들은 한번 쯤 들러볼 만하다. 
오 소장은 "단골이 없어 한번 들른 식당이 이제는 비만 오면 꼭 들르는 단골 집이 됐다"면서 “비오는 날에는 수제비가 최고"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 소장이 추천하는 메뉴는 바로 삼색수제비. 

삼색수제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가지 색깔이 특징이다.
당근, 감자, 쑥 등 신선한 야채를 넣고 따로 반죽해 빨갛고 파랗고 알록달록한 색깔을 만들어낸다. 담백한 수제비 본래 국물 맛에 색깔별로 다른 맛까지 느낄 수 있어 일석 삼조 수제비라 해도 괜찮을 듯 하다. 

수제비도 맛있었지만 맛집 일행이 가장 만족한 메뉴는 비빔밥. 
콩나물, 버섯, 상추, 호박, 고사리, 시금치 등 싱싱한 야채와 나물에 고추장을 넣고 비비는 것까지는 같은데 보통 비빔밥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소한 향이 입맛을 돋운다. 

비결을 알아봤더니 보통 비빔밥에 사용하는 참기름 대신에 들기름을 넣은 탓이라고 한다. 여기에 차지고 맛이 좋기로 유명한 속칭 ‘아끼바리쌀’(추청벼)을 사용해 압력솥에 지은 밥은 비빔밥을 윤택하게 해주었다. 

간단한 안주로는 모듬전이 있다. 
오소장은 모듬전을 맛보지 않는다면 이집에 온 것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감자전, 파전, 녹두전이 한데 집결해 모듬전이다. 

마지막으로 이집의 하이라이트는 시원 시큼한 ‘동치미’.
모든 메뉴에 기본으로 따라나오는 동치미는 이 집만의 별미다. 춘삼월인데도 살얼음이 동동 떠있다. 시원한 동치미 맛을 잊지 못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까지 있다고 한다. 동치미의 주 계절인 겨울은 물론 여름까지도 서비스는 쭉 계속된다. 이집만의 비결이다. 

음식을 다 먹고 식당을 나설 때 주인장이 앙증맞은 돼지 도자기인형을 덤으로 내민다. 
돼지 얼굴 표정이 각각인 것이 누군가 직접 만든 것이라는 상상이 된다. 맛있는 음식과 뜻하지 않은 선물은 식당을 나서는 사람들을 뿌듯하게 해준다. 

토속적 분위기...단체방문에는 별실 추천 동학사 근처라 드라이브나 산행을 겸해서 들러도 좋다. 식당 안의 명당인 별실에 있으면 창호지문을 통해 사계절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인장에게 안내를 받을 만 하다. 

실내에 들어서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의자,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토속적이면서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 벽면은 손님들의 낙서들로 까맣게 변해있는데 “OO야 사랑해”, “OO 왔다 가다”는 문구들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2층으로 되어 있어 단체로 방문해도 무리가 없고 저녁 시간에는 라이브 공연을 보며 분위기 있게 식사할 수 있다. 라이브 공연은 저녁 8시, 10시에 볼 수 있다. 

"남들과는 다르게"...주인장 한명란 사장 
지난 97년 문을 연 ‘구름에 달 가듯이’는 동학사 전원 식당 가족의 고참이다. 역사로 보면 두 번째로 문을 열었지만 처음 개업한 식당이 문을 닫았다. 

“지금은 통나무집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거의 없었어요. 충남지역에서는 우리 집이 최초인 셈이죠. 라이브공연도 처음 시도했고요.”

다른 식당과는 차별을 두고 한발자국씩 앞서 나가는 운영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한명란 사장은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에 조미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장수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는 나름의 비법(?)을 전수해준다. 

메뉴 : 비빔밥 9천원, 삼색 수제비 9천원, 모듬전 2만원

 

상호 구름에 달 가듯이
전화번호 042-825-5528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휴무 (연중무휴)
주소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220(계룡산 동학사 자연학습원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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