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하고 깊은 국물맛...한방오리훈제, 김치칼국수도 인기

“워메~ 이런건 우리 아부지가 드셔야 되는디...”

밥 먹을 때 부모님 생각이 절로나는 음식점을 찾았다. 한그릇 먹고 나면 잔병치레 걱정없고 꼭 약이 될 것 느낌을 ‘팍팍’ 주는 메뉴다. 둔산동 법원부근에 위치한 ‘호두나무집’이란 곳이다.

주인공은 바로 ‘동충압탕’이란 메뉴다. 중국에서는 일명 ‘충조전압탕’이라 불리며 중국황실 등소평이 즐겨먹었던 장수건강요리란다. 
육수를 오랫동안 끓여야 된다. 인내가 필요한 음식이다. 예약을 하면 다르지만.... 기다리다가 막 지루해지기 시작할 즈음 큼지막한 뚝배기에 동충압탕이 담겨져 나온다. 크고 굴곡있는 뚝배기가 힘있어 보인다.

국물을 유심히 살펴보니 몸에 좋다는 동충하초를 비롯해 11가지 약초도 모질라 ‘향토유황요리’도 집어 넣었다. 맛을 떠나서 국물냄새 한 번 맡으면 '강력한 필∼'을 느낄 수 있다.

나온 탕맛은 개운하고 깊다. 개운함의 비결은 육수. 하루를 꼬박 우려낸 육수에 갖가지 양념과 건강해지는 천연재료들이 가세해선지 몰라도 국물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까칠까칠하게 목구멍을 타고 흐른다. 굳이 '건강에 좋네'하고 따질 것 없이 일단 음식이 짭짜름하니 맛이 괜찮다. 탕에 들어있는 오리고기도 푹 고아져 유들유들하니 담백하다.

또 한약재가 들어가더라도 음식의 기본은 지켰다. 한약냄새가 지나치지 않아 먹기 곤란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좀 배가 부르더라도 후속타로 나오는 찹쌀죽 하나는 시켜 먹어야 제 맛이다. 비싼만큼 값어치 한다고 大짜리(3~4인분) 하나가 6만원이다.

탕도 탕이지만 오리 가슴살을 장시간 훈연처리한 오리훈제구이를 빼놓으면 후회. 고기살이 부드러워 처음 오리고기를 대하는 사람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맛이 느끼하다면 쟁반 사이드에 나오는 오이, 부추, 양파, 당근 등 형형색색 정렬돼 있는 천연조미료들을 통해 달랠 수 있다. 이밖에 4천원짜리 김치칼국수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잘팔린다.

나온 밑반찬도 이 집이 재료를 재배해 직접 만들어 내놓기 때문에 푸짐한 편이다. 어디서 쉽게 반찬으로 보기 힘든 '홍어회'나 이름모를 젓갈 등이 이 집을 찾는 또다른 묘미다. 김장김치, 계란찜, 물김치, 홍어회, 무말랭이 등이 나온다.

이 집은 모든 오리음식에 황토유황오리를 쓰는데 이 집에서 오리를 직접 사육하는 것은 아니고 진잠에서 키우는 오리를 매일같이 공수해 온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으며 밥상 근처에 얼씬도 못했던 오리고기가 이 집에선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오리고기는 콜레스테롤이 없어 고혈압이나 비만증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 수용성기름이 풍부해 미용에도 좋단다.

"우리집은 친절합니다.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적어도 1년이상 근무해 오면서 자기집오는 손님같이 손님들을 대합니다. 그래서 항상 분위기가 좋습니다."

올해로 개업 5년째라는 이집 주인장 문희준씨의 주장이다. 문 사장은 20년 전통의 탕 끓이는 비법을 혼자만 알고 있다. 누가 애걸복걸하며 가르켜 달래도 무응답뿐이다. 

나름대로 노하우를 가지고 식당을 운영하는 그는 옛 시골 '호두나무'처럼 손님들에게 정감과 건강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이 집에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식당에서 상대적으로 싼 값에 끌려 '오리뚝배기탕(6천원)'을 시킬 경우 고춧가루가 든 기대와는 다른맛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알고 드시는 게 좋다. 동충압탕과는 전혀 다른 맛이다.

메뉴 :  동충압탕 60,000(大) 40,000(中) 25,000(小), 한방오리탕 45,000(大) 30,000(中) 25,000(小), 훈제요리 35,000(大) 20,000(小), 황토유황오리소금구이 35,000, 오리뚝배기탕 6,000, 오리칼국수 4,000, 김치칼국수 4,000, 오리해장국 4,000

상호 호두나무집
전화번호 042-485-0011
영업시간 10:00~22:00
휴무
주소 대전시 서구 둔산1동 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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