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히는 담백함' 잊을 수 없어...대화동 ‘왕손곱창’집

날씨가 다시 쌀쌀해 졌다. 
이런 날 생각나는 것이 얼큰한 국물. 여러가지 국물이 있지만 오늘은 곱창전골을 선택해 봤다. 
곱창이라면 대부분 소곱창을 많이 찾지만 오늘 소개할 집은 돼지 곱창이다. 

대전 1공단 공구상가 정문에서 대화동 두리예식장 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오른쪽을 보면 ‘왕손곱창’이란 간판이 보인다.
뿌옇게 김이 서려 안이 보이지 않는 유리문을 열고 식당으로 들어가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맛있는 집이 다 그렇듯 '왁자지껄' 돗떼기 사장이 따로 없다. 음식을 맛보기 전 손님이 많은 것을 보니 집을 제대로 찾아왔구나하는 안도의 한숨이 든다. 

91년 5월 개업해 10년을 넘게 인기를 끌어온 이 집의 으뜸메뉴는 뭐니뭐니해도 곱창전골.

앉자마자 한냄비 내놓은 곱창전골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잘도 끓는다. 
곱창, 깻잎, 대파, 양배추 등이 국물에 번갈아가며 정체를 드러낸다. 일단 숭늉으로 胃에 신호탄을 던진 다음 본격적인 ‘전골국물 입에 퍼 나르기 운동’이 시작된다.

‘캬~’

얼큰한 곱창전골 국물. 여기에다 소주 한잔을 들이켜면 세상사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다. 국물의 매콤함이 첫 맛으로 찾아오고 끝맛으로 곱창내음이 이어진다. 

부드럽게 씹히는 쫄깃함이 고소하다. 곱창의 질이 좋고 양념도 괜찮은 편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곱창은 몸에 좋고 맛있는데다 씹는 맛이 별미라는 이유로 소의 부산물중 가장 인기다.

전골냄비 바닥이 드러나기 전 라면사리를 빼놓고 먹어보시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냥 끓여먹는 라면은 전골에 풀어 먹는 라면맛에 비할 수 없다.

곱창전골에 꼭 붙어다니는 메뉴가 있다. 순대다. 대창으로 빗어진 순대가 알이 꽉 찼다. 찹쌀, 살코기, 야채종류가 20여가지나 들어간 그야말로 영양덩어리다. 전골의 국물과 순대의 담백함이 입안에서 합쳐진 맛도 일품이다.
순대나 곱창내음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담백한 맛이 꽤 괜찮다. 
밑반찬은 깍두기, 김치로 간단하지만 ‘사각사각’ 소리가 날 만큼 맛있고 탄력있다.

심 사장이 우시장인 오정동 농수산시장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직접 가서 곱창을 고른다. 조금이라도 맛있는 것을 골라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한단다. 
메뉴 하나 하나가 골고루 맛깔난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염통구이와 자연석으로 굽는 삼겹살도 잘 팔려 나간다. 

대개 ‘잘나가는’ 곱창집은 불친절한 곳이 많다. 서비스 정신이 부족해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손님맞느라 정신없어서인 탓도 많다. 이 집은 후자인듯하다. 주인장은 바빠서 친절은 못챙긴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대덕밸리 어느 벤처기업인은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찬란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다음번 회식을 이곳에서 하겠다고 벌써부터 아우성이다.

‘일단 시작하면 뿌리 뽑는다’-심승수 주인장 
“이거다 싶으면 일단 뿌리를 뽑을 때까지 파고드는 성미예유~. 그래서 지금까지 버텨왔쥬~.”

왕손곱창 주인장 사장는 황소고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고집쟁이다. 공단내 대양광학 노조위원장을 4년간 일하면서 자기 고집을 굽히지 않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시절도 있었다. 

심 사장은 ‘맛있는 곱창’을 위해 전국 방방곳곳을 다니며 연구한 끝에 지금은 곱창전문집으로 뿌리를 내렸다. 황소고집 덕택이다.

그는 ‘왕손’이란 식당이름을 내걸고 업계 최고가 되겠다고 자부한다.

추천인-소프트로닉스 최길용 실장 
지난 2002년 4월부터 이 집을 찾았다. 공단 직원들이 이 집 손님들의 반이다. 간단히 식사할 때는 이 집을 자주 찾는다.

가격이 싸고 토속적인 맛이 이 집 단골이 된 이유다. 특히 개인적으로 라면을 좋아하는데 곱창전골에 라면사리를 넣어 먹는 맛은 잊을 수 없다. 

현재 최길용씨는 ICU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인 소프트로닉스에 영업부 실장역을 맡고 있다.

메뉴 :  소곱창전골 13,000(小) 20,000(大), 왕손순대 8,000(小) 10,000(大), 순대국밥 6,000, 염통구이 18,000

상호 왕손
전화번호 042-623-5928
영업시간 11:00~10:30
휴무 일요일 휴무
주소 대전 대덕구 대화로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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