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담근 아줌마 손맛 그대로

동학사를 가다보면 덕명동이란 동네가 있다. 국립묘지 앞이다. 근처에 한밭대학교가 있다. 이곳을 지나다 보면 심상치 않은 냄새가 풍긴다. 다름아닌 청국장 끓는 냄새. 이 집 청국장을 맛보려고 덕명동까지 찾아가는 대덕밸리인들이 꽤 된다. 35년 전통의 ‘덕명식당’이 주인공이다. 

식당을 들어서기 몇걸음 전부터 구수한 냄새가 먼저 코를 자극한다. 주위에서 일하다가 온 아저씨들, 소문듣고 왕래한 가족식구들, 옛 친구와 함께 찾아온 손님들, 모두 너나할것없이 '꼬리꼬리한' 장냄새에 빠져서인지 다들 구수하게 보인다.
기자와 함께 청국장의 쾌쾌한 냄새가 싫다며 마지못해 따라나온 한 동료가 국물을 한번 맛 보더니 금새 청국장 팬이 됐다. 

둥근쟁반 하나에다가 서너사람 손이 모두 닿게끔 찌개와 밑반찬을 오목조목 상차림해 온다. 식탁위 쟁반옆에는 주인장 인심인양 덤으로 반찬 2~3가지 더 얹혀준다.

콩이 섞인 국물이 그렇게 자극적이지도 않은 것이 적당히 진한 구수함이 베어 나온다. 입속에 퍼지는 짙은 갈색 국물이 뇌 신경을 자극해 숟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손에 가속도를 붙인다. 밥 한공기는 쉽게 뚝딱. 웬만한 장정은 두 그릇이 기본이다. 밥 양이 안차서가 아니라 그놈의 청국장 맛 때문에 한 그릇으론 아쉽기 때문이다. 

이 집은 무조건 토종식을 따른다. 푹 삶은 메주콩을 2평남짓한 방 구석탱이에 담요로 푹 덮어 3일정도 푹 띄운다. 다행이 방이 야외로 따로 떨어져 있어 식당안에 꾸리꾸리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 

반찬도 모두 직접 만들어 올린다. 오이장아찌, 묵은김치, 콩나물, 고사리, 무, 열무김치, 감자, 호박 등 모두 손수 직접 만든다. 고춧가루 하나 만들때도 시골장터에서 고추를 사다가 태양볕에 말리고 빻고 한단다. 반찬 하나 하나가 뭐 하나 나무랄 것 없다. 다 맛있다. 

청국장을 먹으면 몸도 좋아진다. 혈관내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소, 몸세포 산화를 막아주는 비타민E, 간장의 해독기능을 돕는 비타민B가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 고혈압 억제효과, 빈혈 예방효과 등 여러 가지로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된장보다 흡수율이 좋아 소화도 금방된다. 

뚝배기에 야채가 섞인 진한 국물에 버섯이 담겨 나오는 버섯찌개는 이 집의 인기메뉴 중에 하나. 김치찌개 또한 이 집만의 별미 메뉴다. 웬만한 식당 김치찌개는 저리가라다.

청국장 한 그릇에 4천원. 저렴한 가격이 맛을 더 치켜세운다.

앞치마를 두른 나이 지긋한 아줌마들이 분주하게 청국장을 나르는 모습이 정겹다. 아줌마들이 옆을 스치고 지날때마다 구수한 향수가 뒤따른다. 

식당밖 뒤뜰에 가보면 청국장을 띄우는 방도 보인다. 그 주위에만 가도 꼬랑꼬랑한 냄새가 콧속을 파고든다. 4개의 큰방, 작은방과 홀을 합하면 모두 80여명 정도가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친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식당 주변길을 거니는 것도 이 집을 찾은 보람이다.

“저희는 손님들 안 속여유. 고춧가루 하나라도 직접 사다가 말리고, 빻고 하는게 우리집이어유. 그러니까 이렇게 오래 버텨왔쥬~”

인심좋게 생긴 정월희사장은 35년전 이 집을 차려 지금까지 한결같은 청국장 맛을 지켜왔다. 정사장은 짧지 않은 지난 세월을 되새기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메뉴: 청국장, 김치찌개 6,000, 닭도리
 

상호 덕명식당
전화번호 042-822-6671
영업시간
휴무
주소 대전시 유성구 덕명동 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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