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란 '몸매'와 은빛 찬란한 '때깔'...오정동 '생태와 생갈치'집

4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갈치찜은 할아버지 밥상에만 올라가던 귀한 음식으로 기억한다. 밥투정하는 어린아이를 달래기 위한 어머니의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이런 갈치요리를 옛날 어머니의 손맛으로 내놓은 집이 있다.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대전천 철길 주변에 있는 '생태와 생갈치'란 집이다.

이 집은 무엇보다 생갈치찜이 더없는 인기를 누린다. 생갈치찜은 뿌연 연기에 고소한 냄새를 동반한채 나온다. 매콤하고 감칠맛이 독특하다. 
손바닥만한 갈치 토막들인데도 골고루 간이 잘 배어 있다. 

도톰한 갈치살은 입맛을 잃은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성질급한 손님은 아예 갈치토막 통채로 들고 뼈까지 우두둑 우두둑 씹어댄다.

갈치 한토막을 게눈감추듯 헤치우고 이집의 자랑이라는 생태찌개를 주문했다. 
찌개를 뽀글뽀글 끓이자 국물이 걸쭉하게 잦아들었다. 무를 썰어넣어 시원한 맛을 냈다. 밥을 곁들여 먹는 생태찌개 맛이 푸짐하고 깔끔하다. 

밥이 좋아야 음식이 맛있는 법. 맨질맨질한 콩이 듬성듬성 박혀있어 밥맛을 돋운다. 조그만 솥단지에 밥을 해서 그런지 밥알이 쫀득쫀득하니 촘촘하게 씹힌다. 김, 두부, 김치, 오징어젓, 계란찜, 멸치조림, 고추무침, 미역냉국 등 반찬과 함께 먹는 밥맛은 한마디로 끝내준다.

마실거리로는 숭늉이 나온다. 밥을 긁어내고 난 솥에 끓인 숭늉이 구수하다.

이 집 맛의 비결은 생선의 싱싱함이다. 아무리 음식만드는 손맛이 좋다고 해도 재료가 싱싱하지 않으면 맛이 안난다. 이 집은 매일아침 노량진에서 막 내려온 생선을 공급받는다. 냉동생선, 재고생선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고기들이 싱싱해 속살이 부드럽다. 생선살이 야들야들해 쉽게 부서질 정도다.

생갈치찜과 생태찌개 이외에 생갈치구이도 소금만 솔솔 뿌려 구워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내며 국내산만 사용하는 생고등어 구이는 노릇노릇한게 기름기는 쏙 빠지고 골고루 익혀진 것이 부드러운 생선살맛이 제대로 살아있다. 굴밥과 홍합밥도 요기거리로 괜찮다. 굴밥은 불린쌀과 미나리와 무채를 뒤젖다가 김에 퍼서 양념장을 촉촉 뭍혀 먹고, 홍합밥은 홍합과 해물의 향이 그윽하다.

왁자지껄...예약은 필수-분위기 
옛날 그 맛을 찾아 온 손님들로 점심시간에는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하지만 먹고나면 후회는 안한다. 하루 150여명 손님들이 오고 간다. 하지만 예약을 하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 식당 바닥에는 5백원짜리 동전이 군데군데. 물론 떼어낼 수는 없다. 
'생태와 생갈치' 김종길 사장은 KBS에서 방영하는 '세계일주'를 보다가 갑자기 무릎을 탁 쳤다. 김사장은 "방바닥에 500원짜리는 TV에서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터키국경을 찾아온 여행객들은 자기가 간 식당바닥에 동전을 붙여놓더라구요. 그렇게 하면 운이 좋다나요?"라고 말한다. 
이제 웬만한 단골손님들은 일부러 모두 한번씩 밟고 지나간다.

싱싱한 정신으로 사는 김종길 사장-주인장'생태와 생갈치' 김종길 사장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승부한다. 
"강한 정신력없으면 될 것도 안되죠. 똑같은 음식이라도 식탁위에 좀 더 신선하게 올려놓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이제 개업한지 2년정도 지났는데 항상 변하지 않는 '신선추구' 정신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김사장은 강원도 속초 일식집에서 수년동안 잔뼈가 굵도록 생태와 생갈치 음식에 전념했다. 대전에 내려와 약 2년동안 이 집을 운영하며 그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항상 손님들에게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려는 강한신념이다.

메뉴 : 옥돔정식 24000원, 생갈치구이 정식 18000원, 생갈치 조림정식 15000원, 고등어정식 10000원, 생태찌개 10000원, 고등어구이 9000원
 

상호 생태와 생갈치
전화번호 042-634-4594
영업시간 09:00 ∼ 22:00
휴무 연중무휴
주소 대덕구 오정동 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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