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밀', 강원도 '곤드레'…25년 전통 유기농 재료 고집
기본 10년 단골

대덕테크노밸리 뒷산. 굽이굽이 좁은 시골 길을 지나다 보니 외관이 심상치 않은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간판은 걸려있지만, 일반 가정집인지 식당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심지어 식당 간판 페인트칠은 군데군데 벗겨져 있고 언제 만들어졌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낡고 닳았다.

내부를 둘러보니 식당이 맞다. 삼삼오오 모여앉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닦으며 음식 맛에 취한 듯 무엇인가를 열심히 먹고 있다.

우리 일행이 찾은 곳은 바로 '옛날 우리밀 칼국수'. 일반 사람들이 이 집을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니라면 식당을 찾기 어려울 만큼 골목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대전 유성구 관용로 157 에 위치한 '옛날 우리밀 칼국수'.<사진=박성민 기자>
대전 유성구 관용로 157 에 위치한 '옛날 우리밀 칼국수'.<사진=박성민 기자>

울창한 나무 사이에 세월의 흔적이 간판에서부터 묻어난다. 내부를 둘러보니 수많은 골동품과 도심에서 볼 수 없는 농기구들이 진열돼 있다. 이 집에 들어간 일행은 "고향에 온 것 같다. 참 예스럽다"라는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 집의 주메뉴는 우리밀 칼국수와 곤드레밥. 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찾는 요즘 사람들에게 밀과 곤드레로 만든 음식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믿고 찾는다.

묵무침과 여러 반찬이 놓였다.<사진=박성민 기자>
묵무침과 여러 반찬이 놓였다.<사진=박성민 기자>

매일 아침마다 묵을 쑤고있다는 주인아주머니. 소량의 묵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늦으면 묵무침을 맛볼 수 없다.<사진=박성민 기자>
매일 아침마다 묵을 쑤고있다는 주인아주머니. 소량의 묵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늦으면 묵무침을 맛볼 수 없다.<사진=박성민 기자>

주인아주머니가 상 위에 접시들을 내려놓는 손길이 바빠지는가 싶더니 묵무침 한그릇과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은 여러 반찬이 놓인다. 마침 옆 테이블 단골손님이 반찬들 모두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유기농 음식이라고 단언한다.

신선한 유기농 재료를 어디서 공급해올까. 일행 중 한 명이 주방을 찾아 직접 주인 부부에게 물었다.

"밀은 홍성에서 재배해 사용하고 있고, 곤드레는 강원도 정선에서 재배합니다. 친환경 100%로 만들어진 음식을 손님상에 올리죠. 매일 묵, 김치, 나물 하물며 된장까지 직접 담아냅니다.(웃음)"

주인아주머니와 대화가 끝날 무렵, 큼지막한 냄비에 빈틈없이 담긴 칼국수와 곤드레밥이 나온다. 멸칫국물에 애호박을 넣고 푹 익혀 시골 맛의 구수함이 그대로 배어 있다.

강원도 정선의 '곤드레'와 홍성의 '밀'이 만들어낸 힐링의 맛.<사진=박성민 기자>
강원도 정선의 '곤드레'와 홍성의 '밀'이 만들어낸 힐링의 맛.<사진=박성민 기자>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어 보면 감탄사가 연발이다. 서너 명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면, 그릇이 다 비워질 때까지 후후 불어가며 입에 가져다 넣을 뿐이다.

한 가득이던 곤드레밥을 다 비우고, 칼국수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나니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들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일행은 그저 "힐링의 맛" 이라고 단언한다.

내부 인테리어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내부 인테리어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10년 동안 변한 것이 없는 공간에서 바뀐 것은 단지 주인 부부의 얼굴이라고 10년 단골이 말한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그릇, 기자재, 내외부 인테리어 모두 25년 전 그때의 모습을 품고 있다.

아침저녁이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가을바람에 뜨끈하고 시원한 시골 맛 칼국수 먹으러 '옛날 우리밀 칼국수'를 찾아가 보자.

옛날 우리밀 칼국수는 연중무휴.<사진=박성민 기자>
옛날 우리밀 칼국수는 연중무휴.<사진=박성민 기자>

▲메뉴: 우리밀 칼국수 6000원/ 곤드레밥 8000원/ 묵무침 1만 원
 

 

상호 옛날 우리밀 칼국수
전화번호 042-935-5950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휴무 없음
주소 대전 유성구 관용로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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