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는 느낌…국내산 재료만 사용해 개인별 정갈한 상차림
진하지 않은 양념 질리지 않는 집밥…줄서서 먹기도

'여름엔 더 잘 먹어야한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 더위를 이기려면 무엇보다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는 온 세상 부모님의 조언은 이미 만고의 진리가 됐다.

그렇다고 무조건 잘 먹겠다는 생각에 맛집을 찾아다니다 보면 잔고부족의 부담이 순식간에 뗄수 없는 혹처럼 달라붙고 만다.

수소문(?) 끝에 큰부담없이 여름 더위쯤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는 건강밥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맛집을 찾아냈다. 신도심 도안지구에 위치한 한정식집 '올림'이다.

올림은 신도심의 상가들이 그렇듯이 외부 인테리어부터 남다르다. 동화 속에 나오는 숲속 작은 궁전같은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외관, 높은 천정의 시원한 내부와 벽에 걸린 그림들이 카페에 잘못 들어온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정도다. 하지만 차림표를 보면 분명 한정식집이다.

올림에서는 따로 주문할 필요가 없다. 매일 다른 식단으로 10첩 한상차림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돈 1만원에 국내산 재료들로만 말이다.

4인 우리 일행은 카페같은 올림의 내부를 신기한듯 둘러본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예쁜물병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사이 보기에도 정성이 가득해 보이는 반상세트가 개인별로 나왔다. 우리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 반찬이 열가지나 돼~."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 10첩 반상이 개인별로 나오는 '올림'. 눈으로도 입으로도 맛있다.<사진=길애경 기자>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 10첩 반상이 개인별로 나오는 '올림'. 눈으로도 입으로도 맛있다.<사진=길애경 기자>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음식이 담긴 그릇들이 여느 백반집처럼 플라스틱이 아니다. 각각 음식의 용도에 맞는 모양의 사기나 도자기그릇들로 주인장의 손님에 대한 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릇마다 담긴 반찬들도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굴비, 식지않도록 자그마한 석쇠에 담긴 제육볶음, 신선도가 그대로 보이면서 톡톡 터지는 들깨 알갱이 맛이 색다른 야채 샐러드, 오동통한 버섯전, 상큼한 오징어초무침, 계절의 맛 열무김치 등 열가지나 된다. 반찬 하나하나마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 엄마표 맛이다. 1인상으로 반찬 양이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반찬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추가요청하면 무한리필로 채워준단다.

한식에서 가장 중요한 메뉴 중 하나인 밥. 이집의 밥은 잡곡을 넣고 고슬고슬하게 지어 눈으로도 맛있어 보인다. 밥을 한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이 "음~ 밥도 맛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늘의 국은 닭개장. 먹는 내내 식지않도록 뚜껑있는 뚝배기에 담겨 이 또한 올림의 배려가 느껴진다. 닭가슴살과 대파, 숙주, 고사리 등 고기와 야채를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여내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우리 일행은 조용한 가운데 음식에 몰입했다.  음식을 다 먹고나니 고소한 콩가루로 맛을 더한 누룽지와 장운동을 도와줄 요구르트 한병이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말로는 '배부르다'를 연발했지만 고소하고 달달한 누릉지로 자꾸만 손이 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요즘처럼 더위가 계속되는 날, 정성가득한 한상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싶다면 남다른 한식집 '올림'을 추천한다. 단 이집은 예약을 받지 않으니 서둘러 가는게 좋겠다. 또 점심식사는 오전 11시30부터 오후 3시, 저녁식사는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만 하니 시간을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다.  

매일 달라지는 식단으로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사진=길애경 기자>
매일 달라지는 식단으로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사진=길애경 기자>

국부터 반찬까지 손글씨로 쓴 오늘의 메뉴가 정감있게 보인다.<사진=길애경 기자>
국부터 반찬까지 손글씨로 쓴 오늘의 메뉴가 정감있게 보인다.<사진=길애경 기자>

▲메뉴: 올림한상 1만원
 

상호 올림(OLLIM)
전화번호 042-823-3345
영업시간
휴무 매주 토요일
주소 대전시 유성구 봉명서로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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