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백반'으로 유명한 어은동 맛집

한 명만 겨우 들어 갈 것 같은 좁은 문, 지하 1층까지 길게 내려진 좁은 계단. 게다가 간판까지 작아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법한 이 곳, 어은동의 소문난 밥집 '광장'이다. 

 

"밥집이 지하에 있어요?"

 

지하에 있는 밥집이라지만 내려가 보면 예상 외로 넓고 쾌적하다. 즐겁게 이야기하며 식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광장이 따로 없다. 공간에 가득찬 음식 냄새에 우리 일행의 입 안에도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광장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은 돈가스백반이다. 경양식인 돈가스를 메인으로 한국식 반찬들이 곁들여진다. 나름 '퓨전' 메뉴인 셈이다. 다른 가게들은 같은 가격에 돈가스만 내놓는다지만, 이곳은 김치, 나물 등 반찬 대여섯 가지에 된장찌개까지 한 상이 차려진다. 그야말로 효율적인 한 끼가 아닐 수 없다.

 

광장의 대표 메뉴인 수제돈가스백반.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광장의 대표 메뉴인 수제돈가스백반.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살코기와 튀김옷 모두 적당한 두께를 차지하고 있어 조화로운 맛을 낸다. 튀김옷은 입 속에 들어가면 있는듯 없는듯 부드럽게 녹는다. 그렇다고 무르지도 않고 적당히 바삭하다. 돈가스를 먹다가 거친 튀김옷에 입천장이 벗겨져 본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먹어보길 추천한다. 질기지 않고 고소한 속살 역시 돈가스 맛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 하는 요소다.

 

뚝배기불고기 역시 사람들이 즐겨찾는 메뉴다. 처음 광장을 찾는 이유가 돈가스백반이라면, 계속해서 오게 만드는 이유는 이것일지도 모른다. 어은동에 돈가스 전문점은 많지만 뚝배기불고기를 파는 곳은 이곳 하나기 때문. 

 

뚝배기불고기의 모습. 야채와 고기가 한 데 어우러져 먹음직스럽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뚝배기불고기의 모습. 야채와 고기가 한 데 어우러져 먹음직스럽다.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뚝배기에 가득 들어찬 달짝한 국물 안에 소불고기와 야채가 풍성히 담겨 있다. 그 위로 팽이버섯이 가지런히 올려져 있고, 입맛을 돋우는 갖은 채소들도 푸짐하다. 

 

숟가락 가득 국물과 야채를 떠서 불고기 한 점을 얹고 한입에 꿀꺽 담는다. 얇게 썰린 소불고기의 육질 사이사이에는 달콤한 듯 진한 육수가 야무지게 배어 있다. 적당한 때 한 숟가락 떠 먹은 밥과의 조화도 훌륭하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가 텅텅 비었다.

 

우리 일행이 주문한 마지막 메뉴는 갈비김치전골이었다. 마치 김치찜을 물 속에 풍덩 빠뜨린 비주얼에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설렜다. 

 

갈비와 김치가 공존하는 갈비김치전골.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갈비와 김치가 공존하는 갈비김치전골. <사진=방혜리 인턴 기자>
앞선 두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그랬을까. 안타깝게도 갈비김치전골은 너무 평범했다.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김치 맛은 괜찮았지만, 고기에서 살짝 누린내가 났다. 김치와 함께 먹으면 누린내가 덜 느껴지기 때문에 꼭 함께 먹기를 권유한다. 

 

집밥 향기 물씬 풍기며 식탁에 앉은 사람들의 기분을 즐겁게 만드는 음식점이자, 밥을 먹으며 평소 못 다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작은 아지트의 기능을 하고 있는 이 곳, 광장.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만나기 어렵다면, 대신 오늘 이곳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메뉴: 수제돈가스백반 6000원/뚝배기불고기 6000원/갈비김치전골(2인) 1만6000원/쇠고기버섯전골(2인) 1만6000원/웰빙쌈밥정식(2인) 1만8000원/제육볶음(2인) 1만4000원/웰빙보리비빔밥 6000원 
 

상호 광장
전화번호 042-862-4640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휴무 명절, 공휴일
주소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동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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