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고 날카로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면 차가워진 몸을 녹여줄 따끈한 국물이 간절하다. 기왕이면 고기가 들어가 기름진 국물이 몸의 기운을 솟게해 줄듯 싶다. 우리 일행은 매서운 바람에 쫓기듯 노란 조명이 빛나는 라멘집으로 들어갔다.

1인용 테이블, 입식테이블, 좌식테이블중 우리는 다다미 형태로 되어있는 좌식테이블로 향했다. 온돌형태로 되어있는지 바닥에서 훈훈한 기운이 올라와 몸을 녹인다.

곧이어 나온 메뉴판에는 라멘 네종류, 돈까스, 교자가 전부다.

우리는 미소라멘, 탕탕멘, 돈까스를 주문했다.

우선 미소라멘. 국물 한스푼을 입에 떠 넣는다.

맑은 육수에서 고기의 짙은 맛과 미소의 구수한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추위에 굳어버렸던 몸이 스르르 풀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면을 한젓가락 집었다. 적당히 반죽해 익힌 탱글거리는 면과 아삭하게 살아 숨쉬는 채소, 거기에 진하지만 맑은 육수가 만나 조화로운 맛을 낸다.

곧이어 나온 탕탕멘은 미소라멘과 다르게 굉장히 매워보이는 붉은색이다. 매콤한 맛을 기대하며 한스푼 떴다.

농후한 육수에 양념된 소고기가 한가득 들어있다. 매콤하고 진한 고기의 맛과 함께 이전에는 맛보지 못했던 독특한 맛이 난다. 흔히 먹어보지 못한 독특한 맛에 육수를 맛보는 손이 바쁘다.

육수 다음은 면. 미소라멘과 달리 생 숙주가 들어있지 않아 의아해했지만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채소가 적으니 육수의 맛과 생면의 맛, 그리고 고기의 맛이 녹진하게 어우러진다.

라멘을 먹다 한입 베어 물은 삶은 달걀은 순간 내 입을 정지시킨다. 달걀 노른자가 아주 쫀득하고 촉촉하다. 어쩜 이렇게 녹아버리는 맛을 낼 수 있는지… 보통 내공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라멘집이기에 큰 기대없이 시킨 돈까스. 바삭함이 생명인 돈까스 위에 소스가 뿌려져 나와 아쉬움을 느끼며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다시 한입 더 베어물어본다.

고기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너무 부드럽다. 고기가 얇아 그런가 싶어 단면을 보니 너무나 정직하게 두툼하다. 이렇게 두툼한 돈까스에 무슨 짓을 했기에 이정도로 부드럽고 촉촉한지 궁금하지만 지금 이 순간 돈까스 맛을 그냥 느끼기로 했다.

밥과 함께 먹으니 오히려 밥이 더 단단할 지경이다. 함께 나온 양파드레싱이 뿌려진 샐러드는 돈가스 만큼이나 부드러운 맛이다. 양파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줘 계속 새로이 돈까스를 먹는 듯하다.

맛은 휼룡하지만 제공되는 양은 성인 남자가 먹기엔 부족할 듯 싶다. 더 든든한 식사를 원한다면 면사리나 공기밥을 시키는 걸 추천한다.

매일 직접 끓이는 육수, 직접 뽑아 숙성하는 생면을 사용하는 우에무라.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 대신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자신하는 제대로 된 라멘집이다.

추운 겨울 따뜻하게 몸도 녹이고 맛도 챙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건강한 맛집이다.

▲ 메뉴 : 소유라멘 7500원 / 미소라멘 7500원 / 탕탕멘 7500원 / 차슈멘 9500원 / 돈까스 7500원/ 에비교자 8000원 / 에비교자 모리아와세(모음새우만두) 15000원 / 면사리, 공기밥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