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고등어·오뎅탕 등 이색 반찬 인기
두툼한 고깃살에 갈치내장쌈장 '환상짝꿍'

만년주먹구이의 한상.
만년주먹구이의 한상.

A 회사의 B 팀장은 술을 좋아했다. 어느날 그가 팀원들에게 말했다.
"오늘 회식 장소는 만년주먹구이입니다. 그리로 모이세요."

다음 날, B 팀장은 C 팀장에게 술을 한 잔 먹자고 청했다.
"만년주먹구이로 가지. 거기가 맛있어."

다다음 날, 기관과의 미팅 후 갈 만찬 장소를 정하는 D 대리에게 B 팀장이 전한 말 한 마디.
"만년주먹구이로 가지. 거기 반찬이 끝내줘."

도대체 왜 B 팀장은 이 곳, 만년주먹구이만을 원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가 그렇게 좋아해마지않는 그 곳, 만년주먹구이가 궁금해졌다. 추천을 받아 찾아간 만년주먹구이의 첫 인상은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삼겹살집이었다.

머리를 갸우뚱하며 자리에 앉아 주먹구이 3인분을 시켰다. 그와 동시에 함께 온 이들이 속삭이며 묻기 시작했다. "여기, 정말 맛집 맞아?"

(위)두툼한 생삼겹살의 위엄은 (아래)사장님의 칼질에서 끝난다. 손이 보이질 않는다.
(위)두툼한 생삼겹살의 위엄은 (아래)사장님의 칼질에서 끝난다. 손이 보이질 않는다.

방망이질치는 심장 소리. 맞을거라고 답변을 해놓고도 의심을 쉽게 지울 순 없었다.
'착착착'
주문과 동시에 서빙되는 음식들. 서빙의 달인들이 쉴새없이 음식들을 나르기 시작했고, 우리는 휘둥그레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 집의 특징은 다른 집에서는 보기 힘든 반찬들이 줄지어 등장한다는 점이다. 선지에서부터 신선한 겉절이, 김이 모락모락나는 오뎅탕에 선지, 고등어까지 보기에도 먹음직스런 음식들이 상 위에 올랐다. 거기에 신선하면서도 두툼한 삼겹살까지 '칙' 소리를 내며 구워지기 시작하자 온 몸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빨리 젓가락을 들지 않으면 가득 채워진 상에게 미안해질 것만 같았다.

정신없이 먹고 있는 우리 뒤로 소리없이 등장한 사장님. 도마와 칼, 접시를 들고 서 계셨다. 초벌을 한 삼겹살을 먹기 좋게 잘라주기 위해서였다. 여기서 잠깐, 주먹구이는 주먹고기라고 해서 돼지 목살이나 앞다리살 등을 이용하고 모양이 주먹 쥔 것처럼 생겼다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불판에 한 뭉텅이를 올려놓고 이리저리 구워먹는다.

맛있게 익은 주먹구이.
맛있게 익은 주먹구이.

어느 정도 익은 삼겹살을 도마 위로 가져가더니 회를 써는 것 처럼 고기를 어슷썰기 시작했다. 한 덩이의 고기가 자그마치 15여 조각으로 나뉘어졌다. 불판 한 쪽에 썰어놓은 고기를 올려놓고 조금씩 구워먹는 맛이 바로 주먹구이의 맛 비결이다. 노릇 노릇 구워진 삼겹살은 그 자태만으로 우리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이 집은 특이하게도 상추와 깻잎 등 야채가 없다. 파절임과 콩나물, 그리고 양념 깻잎이 전부다. 사장은 "파절임과 콩나물을 섞어서 쌈장과 함께 먹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보니 옆에 놓인 쌈장이 특이했다. 종류가 우선 다양했다. 기본 쌈장과 특제 소스, 그리고 갈치내장쌈장이었다.

B 팀장이 가르쳐준대로 잘 익은 삼겹살 위에 갈치내장쌈장을 조금 넣고, 고추장으로 범벅된 파절임과 콩나물을 알맞게 섞어 올렸다. 망설이지 않고 한 입에 넣었다. 갈치내장쌈장의 비릿하면서도 깊은 맛이 고소한 삼겹살과 어우러져 입 안 가득 퍼졌다. 거기에 아삭 아삭 씹히는 파절임과 콩나물의 조합은 그야말로 금상첨화. 이런걸 두고 바로 환상짝꿍이라고 하는 구나 생각할 만했다.

여타 고깃집에서 보기 힘든 반찬들이 가득한 만년주먹구이. 왜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문을 열고 나오며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맛집 맞네."

▲메뉴 : 주먹생삼겹살 11,000원/갈비살 15,000원/수제소세지 13,000원/부산양념꼼장어 25,000원/부산생꼼장어 12,000원/촌돼지찌개 6,000원
 

상호 만년주먹구이
전화번호 042-472-0789
영업시간
휴무 유동적
주소 대전광역시 서구 만년남로3번길 67 (대전시 서구 만년동 9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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